<피아노 프리즘> (감독 오재형)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77 〈피아노 프리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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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오늘의 큐 💡
Q. 내 실력의 비밀은.. 엉덩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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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무언가 '꾸준히' 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것이 운동이 되었든 취미가 되었든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은데요. 🎨 미술을 전공한 오재형 감독의 취미는 '피아노 연주하기'라고 해요. 다 큰 성인이 피아노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선생님 옆에 앉아 건반을 두드리는 일, 여간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런 시선들은 뒤로 한 채 서른 즈음이 되어 별안간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한 감독은 꾸준히 또 꾸준히 실력을 키워 가게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단독 공연을 제안받게 되고, 공연을 준비하는 매일의 평범한 모습을 촬영하면서 결국 다큐멘터리 〈피아노 프리즘〉을 완성하게 됩니다.
〈피아노 프리즘〉은 오재형 감독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들도 담긴 멋진 음악영화이지만, 🎵🎹 화면 해설과 자막이 동시에 있는 '개방형 배리어 프리 영화'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OTT의 많은 작품들이 화면 해설을 제공하기도 하니 익숙한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피아노 프리즘〉은 배리어 프리 버전을 따로 가지기 보다 본편 그 자체가 배리어 프리 방식으로 제작되어 더 특별하지요.
오늘은 '허락된 모든 시간과 장소에서' 피아노 연습을 한, '엉덩이 뒷심'을 발휘해서 연주회를 준비한 오재형 감독의 시간을 살펴볼게요. 꾸준한 노력을 무기로 '춤, 바람!'까지 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나보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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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도슨트'로의 첫 자기소개
〈피아노 프리즘〉
첫 장면부터 배리어 프리임을 명시한 〈피아노 프리즘〉은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관객도 소외시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영화 속 감독이자 주인공인 오재형이 움직이는 영상은 동시에 말이 되고, 글자가 된다. 그가 추구하는 예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의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대화가 되고, 외침이 된다. 소외된 것, 보이지 않는 것, 가려진 것에 던지는 그의 세심한 시선은 차분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그의 음악과 닮아 있다. 감독 오재형은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영화는 화가였고, 감독이자 피아니스트인 오재형 본인의 단독 공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구조물을 만들고, 영상을 촬영하고,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를 통해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의 여러 문제점이다. 그는 음악과 영상이라는 ‘프리즘’을 사용하여 문제를 비추어낸다. 그물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끊임없이 공사 중인 도시 등 그는 우리 사회를 우화적인 다른 이야기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그가 담아내는 우리 사회 모습은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보이는 것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거나 무시하기를 택한 것들이다. 그가 보고 말하기를 택하는 이야기들은 세월호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그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모두가 빨리 움직이며 빠르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의 중심과도 같은 광화문이라는 공간에서 홀로 시위를 하고, 카메라를 들고 가만히 서서 여러 군데를 담아내는 그의 모습이 그가 포착하고 싶은 영상과 닮아 있는 것이다. (후략)
인디즈 임다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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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프리즘〉 감독 오재형
91분|다큐멘터리|전체관람가
"모두를 위로하는 예술의 선율!"
자칭 ‘예술 잡상인’ 오재형. 그는 은퇴한 화가이자,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고, 요즘에는 피아니스트를 꿈꾼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기획자로부터 단독 공연을 제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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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불러 주면 계속
〈피아노 프리즘〉과 〈춤, 바람입니다〉
조금씩, 천천히, 계속. 그렇게 해나가면 무언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격언을 몇 번을 마주쳤는지 모른다. 머리로 이해했고 각막엔 문신처럼 새겨지고도 남았을 말은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눈앞에는 마모되는 스스로를 느끼며 열정을 담보로 전진하는 것이 체화된 사람들이 보인다. 요새 번아웃 온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면 조금씩, 천천히, 계속의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척했다. 다음날이 되면 깊이 몰두하는 상태가 되지 못한 것에 지루해하고 손 놓기를 반복했다. 여기, 〈피아노 프리즘〉에는 손 놓는 많은 사람들 틈에 계속 계속 건반 위에 손을 얹는 사람이 있다. (중략)
오재형 감독이 피아노 학원을 오가며 본 것들을 따라가다 작년 이맘때쯤 보았던 〈춤, 바람입니다〉를 떠올렸다.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춤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아홉 명의 지하철 노동자들이다. 이때의 춤은 지하철 청소노동자 또는 경비원으로 일하는 나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들여다 보기 위한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한다. 누군가 청소하고 있는 나를 알아볼까 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며 일했던 배남이 씨는 언젠가 수치스러워했던 순간의 몸동작을 안무로 만들어 본다. 아홉 명 모두에게는 각자의 사연과 몸동작들이 있다. 아홉 명으로 한정했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몸으로 기억하는 제각각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지하철 경비로 일하고 있는 공상만 씨는 몸이 따라 주지 않으니 당장 그만둬야겠다 생각해 놓고 나름대로 연구하면 몸동작이 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몸에서 몸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춤의 세계에 접속했고 스스로 이름을 찾았다. (후략)
인디즈 박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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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예술의 쓸모 1부 춤, 바람입니다〉
연출 안상민, 이혜진
출연 공상만, 배남이, 강문수, 김현아, 임윤미, 김건순, 임순자, 김순자, 홍혜경
안무 예효승, 나혜영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지하철, 오늘도 그곳을 분주하게 청소하고 관리하는 사람들, 지하철 역사와 내부의 위생을 책임지는 환경미화원들이다. 1~4호선의 청소와 방역을 담당하는 ‘9명의 댄서’들은 안무가 ‘예효승’을 만나 ‘나를 표현하는 춤’에 도전한다. 평균 나이 61세인 9명의 댄서들은 삶의 어느 순간부터 오직 일만 하던 나의 ‘몸’으로 자신의 일상을 춤으로 표현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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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영화, 음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이어온 오재형 감독의 마음과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영상을 소개합니다. 직접 얼개를 짜고,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 연주하는 손가락의 모습까지 엮어 만든 작품인 〈블라인드 필름〉 + 퍼포먼스 영상을 아래에서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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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필름〉
감독 오재형|7분|애니메이션|2016
삶의 터전을 빼앗긴 채 끌려나가는 사람이 있다. 자식을 잃고 오열하는 사람이 있다.
검은 바위를 지키고자 두 팔을 맞잡은 사람이 있다. 원전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 우는 사람이 있다.
작가노트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세상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지옥이 보였다.
벽이 세워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무자비한, 그러나 ‘공인된’ 폭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을 어디론가 계속 쫓겨났다.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지도 못하면서 마음만 아팠다. 이 모든 상황을 애도하고 싶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강정마을, 세월호, 밀양, 옥바라지 골목 등의 단어가 한 번이라도 떠올랐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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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프리즘〉은 직접 스크린 속 대상의 모습을 말로 설명하고, 대상의 말들을 화면 아래 자막으로 기입하는 것에 스스럼이 없었지요. 이런 배리어 프리 방식은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장벽을 허물자'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배리어 프리의 의미를 잘 살린 단편영화를 소개합니다. 김율희 감독의 〈우리가 꽃들이라면〉은 시각장애를 가진 '정우'와 그의 친구 '상현'의 한낮을 그리고 있어요. 같은 영화를 함께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서 상현이 행하는 노력들은 우리를 충분히 감동시키는데요. 정우와 상현이 피아노 앞에 앉아 똑같은 소리를 듣는 장면을 통해 배리어 프리의 의미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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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꽃들이라면〉
감독 김율희|28분|드라마|2020
상현은 학교가 끝나면 언제나 정우의 집으로 향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정우는 언제나 혼자서 영화를 틀어놓고 있다. 전학을 앞두고, 상현은 정우를 위해 영화의 모든 장면들을 쓰고 녹음하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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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다음 주의 독립영화
📽️ 9월 말, 인디즈 큐가 만나볼 영화는?
힌트: 👩👧👧우리 해 보자, 우리 뭐든 해 보자, 우리 뭐라도 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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