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극장을 지킨다! 어떻게..? <버텨내고 존재하기>

<버텨내고 존재하기> (감독 권철)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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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84 〈버텨내고 존재하기〉

11월 15일 오늘의 큐 💡

Q. 📽️ 극장을 지킨다! 어떻게..?

님, '광주극장'을 아시나요? 1935년에 탄생하여 올해로 88살을 맞이한 🧓🏻 광주극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오늘도 영화를 상영하고 있지요. 하지만 님도 아시다시피 멀티플렉스의 활기로 인해 단관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은 줄어든 것이 사실이에요. 점점 사람들이 떠나가는 슬픈 현실에서 '버텨내고 존재하는' 법을 찾기 위해서 뮤지션들이 광주극장으로 모였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소개할게요!

권철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고상지, 이자원, 곽푸른하늘, 김사월, 김일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아마도이자람밴드, 정우, 최고은, 주소영 등의 뮤지션들이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하지만 광주극장에서 각자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공연 실황(!) 영화이기도 해요. 각 뮤지션들마다 극장의 계단에서, 매표소에서 때로는 객석에서 노래를 불렀지요. 또 음악인이자 예술가로서 버티고 존재하는 방법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어요.

애정하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남기는 여러 감흥, 〈버텨내고 존재하기〉는 물론 다채로운 영화에서 만나볼 시간을 아래에 준비했어요.

오늘 만나 볼 이야기

1. 👊 버텨내'서' 존재하기 - 〈버텨내고 존재하기〉 리뷰

2. 🏢 사람들의 장소. - 〈소피의 세계〉와 함께 생각해보기

3. 🎵 음악과 함께 하는 인디토크! - 최고은, 황현우, 곽푸른하늘과 함께

4. 🏠 실제 극장에서 촬영된 또 다른 영화?

- 극장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식, 〈유령극〉과 〈오마주〉

버텨내서 존재하기

〈버텨내고 존재하기〉

지난 11월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철거가 진행됐다.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전국 54개 영화단체가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자체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개발과 이익이라는 정체가 불분명한 이기를 앞세워 60년의 유산이 무너졌고, 원형의 가치는 사라졌다.

우선순위가 달랐을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철거 후 재건이 더 중요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지난날을 기억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 보전이 필요했을 것이다. 각자의 우선순위가 치열하게 부딪히는 사회 앞에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는 개인과 공간을 조명한다. 곽푸른하늘,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고상지, 정우, 그리고 N명의 아티스트들. 알 사람은 아는 인디밴드들이 ‘광주극장’이라는 알 사람은 아는 극장에서 노래를 부른다. 다수결과 합리성의 원칙으로 직조된 사회 속 〈버텨내고 존재하기〉는 존재 자체가 선언이자 ‘버텨야’하는 사람과 공간을 다룬다. 그들은 사회가 정의한 우선순위나 성공의 정의에 들어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아이돌처럼 17주 연속 음원사이트 1위를 차지한 것도, 음악프로그램 그랜드슬램을 이룬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불나방처럼 화려하게 데뷔하고 사라지자는 모토를 가진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은 18년째 밴드를 하고 있고, 취미로 시작한 음악은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돼 있었다. (후략)

인디즈 이수영

리뷰 전문 읽기

〈버텨내고 존재하기〉

감독 권철｜출연 고상지, 이자원, 곽푸른하늘, 김사월, 김일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아마도이자람밴드, 정우, 최고은, 주소영, 박태규

64분｜다큐멘터리, 공연｜전체관람가

1935년 개관, 호남지역 최초의 극장 ‘광주극장’은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영화를 상영 중이다. 88년간 변함없는 얼굴로 관객들을 맞이했을 이곳의 매표소, 상영관, 영사실, 사무실, 계단과 복도. 이곳에 고상지&이자원, 곽푸른하늘, 김사월, 김일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아마도이자람밴드, 정우, 최고은&주소영 등 영화를 사랑하는 국내 최고의 인디 뮤지션 8팀이 모였다.
‘버텨내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위한 음악의 다정한 러브레터! 바라건데 가치있게, 흔쾌히 버텨내고 존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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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장소.

〈버텨내고 존재하기〉와 〈소피의 세계〉

〈버텨내고 존재하기〉는 음악에 대한 영화이지만, 장소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1935년 개관해 오늘날까지 관객을 맞이하고 있는 광주극장은 인디 뮤지션들의 음악과 이야기의 배경이 된다. 극장의 매표소, 상영관, 영사실, 사무실, 계단과 복도의 모습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공간들에 대한 클로즈업, 혹은 무던한 미디엄 쇼트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광주극장의 전경을 비추는 풀 쇼트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버텨내고 존재하기〉가 광주극장을 소환하는 방식은, 그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극장 구조물에 대한 회고가 아니라, 그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통해서다. (중략)

〈버텨내고 존재하기〉가 극장이라는 장소를 통해 타인과 나의 자리를 떠오르게 한다면, 〈소피의 세계〉에서 그 기능을 하는 것은 소피의 블로그이자 내레이션이다. 여행객을 맞이하는 종구와 수영은 몇 년 전 자신들의 집을 찾았던 소피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자신들에게 닥쳐오는 풍파 앞에 놓여있던 둘은 소피를 어떻게 기억했을까. 혹은 그날의 자신들을. 소피의 시선을 경유해, 그의 선의가 담긴 내레이션을 경유해 과거의 순간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소피의 세계〉는 우리의 시공간 안에 타인의 자리가 언제나 함께하고 있음을 알린다.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만 아니라, 그때 놓인 사람들 사이의 나를 돌아보는 일일 테다. 자신의 해석으로 수영을 몰아붙이던 종구는 그럼에도 그를 선의로 이해하는 소피의 말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마지막, 여전히 함께 존재하고 있는 종구와 수영을 불안하게만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들이 버텨내고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 믿게 된다. (후략)

인디즈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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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114분｜극영화｜2021

감독 이제한

출연 김새벽, 곽민규, 아나 루지에로, 김우겸

우연히 여행 블로그 속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한 수영. 그곳에는 2년 전 만난 여행자 소피가 한국에서 머문 나흘의 기록이 있다. 수영은 소피의 일기를 통해 최악의 시기를 버티던 남편 종구와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본다. 그때는 알 수 없었던 감정과 사실이 이해될, 것도 같다. 소피가 써 내려간 세계 속에서 다투고 울고 웃었던 우리는 어떤 마음을 남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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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함께 하는 인디토크!

극장에서 만나는 뮤지션들의 미니 공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다음 주 월요일, 〈버텨내고 존재하기〉의 주역 최고은,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황현우 그리고 곽푸른하늘과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열릴 예정이랍니다.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인디토크이다보니 작은 공연도 준비될 예정이에요. 🎸 광주극장에서의 추억와 함께하는 노래와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이라면 아래에서 예매하세요!

이 토크, 놓치지 않을거에요

🏠 실제 극장에서 촬영된 또 다른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만큼이나 극장의 모습을 세세하게 담아낸 또 다른 영화가 있어요. 바로 김현정 감독의 〈유령극〉과,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입니다. 두 작품은 모두 '원주 아카데미 극장'에서 촬영되었는데요. 〈유령극〉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영화를 보러가는 장소로, 매표소와 객석의 모습 등 추억 짙은 풍경의 장소들이 주로 영화에 담겼습니다. 〈오마주〉에서는 영화감독 '지완'(이정은)이 여정 중 들르는 장소로 아카데미 극장이 아름답게 등장하지요.

하지만 원주 아카데미 극장은 얼마 전 철거되고 말았어요. 😢 1963년 개관하여 문화유산으로의 오랜 가치를 지녔던 아카데미 극장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기억 속에 늘 극장은 살아 숨 쉬는 법! 원주 아카데미 극장의 생생한 숨결을 고스란히 담은 〈유령극〉의 정보와 〈오마주〉를 아래에서 만나보세요.

📽️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기억하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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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안녕 아카데미 인스타그램 @wonjuacademy1963

〈유령극〉

감독 김현정｜출연 고예준, 서인수

25분｜실험｜2023

이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극장에 방문한다.

연출의도
재연의 불가능성, 영화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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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감독 신수원

출연 이정은, 권해효, 탕준상, 이주실

108분｜드라마｜2023

엄마 영화는 재미없다는 아들과 늘상 밥타령인 남편, 잇따른 흥행 실패로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영화감독 지완. 아르바이트 삼아 60년대에 활동한 한국 두 번째 여성 영화감독 홍은원 감독의 작품 <여판사>의 필름을 복원하게 된다.

사라진 필름을 찾아 홍감독의 마지막 행적을 따라가던 지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자 쓴 여성의 그림자와 함께 그 시간 속을 여행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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