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여고생이 유튜브를 보면서 실수로 성당 창문을 깼지만, 그로 인해 길가에서 만난 진실을 아는 이가 결국 거지의 왕을 통해 세상의 무용을 깨달으며 완성된다.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영화 〈보통의 우주는 찬란함을 꿈꾸는가〉를 무엇보다 열심히 요약한 문장이다. 순간과 순간이 모여, 새로운 가능성을 자아내지만, 그 가능성이 유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유의미하지 않다고 해도 가능성만으로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는 것. 평행 우주론에 따라 바라보는 세상 속에서, 스치듯 지나간 인물들의 전사를 관객만이 알고 있다는 재미는 덤이다. 

〈보통의 우주는 찬란함을 꿈꾸는가〉가 스쳐 지나감의 미학을 통해 세상을 사유한다면,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일상을 그려낸다. 사랑과 연애, 꿈과 같이 흔히 얘기될 법한 주제들에 대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손님들은 각자만의 선택을 내린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다시 편의점 밖으로, 사회로, 세상으로 퍼져나가 다른 파동을 일으킨다. 하지만 모든 일은 편의점에서 시작될 뿐. 삼각김밥을 팔고, 더위를 식히러 잠시 아르바이트생을 모르는 척 외면한 채 냉장고 주변을 거닐고, 손님과 점원이라는 묘한 상하관계가 형성되는 일상 공간이라는 지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이에 난민, 자본주의, 성적 지향과 같은 논란의 주제가 끼어드는 순간, 관객은 머리를 긁적이게 된다. 그러나 ‘논란’의 주제를 구성하는 주체 또한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고, 타자화해왔던 ‘논란’의 정체가 서로의 옆에 있는 사람들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면 관객은 자연스레 이것이 우리의 진정한 끝이라는 영화의 제목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니까 보통의 우주가 찬란함을 꿈꾸므로 우리는 이것이 끝임을 알아야 한다는 말인데,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인디즈 이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