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비규환〉 (감독 최하나)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36 〈애비규환〉 12월 2일 오늘의 큐 💡 Q.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 지난 해, 한국을 흔들고 세계를 흔든 그 말! "오호,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속 대사인데요. 이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독립영화 캐릭터가 등장했어요. 이름부터 반가운, 토일!(土日)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애비규환>은 임신 5개월차 '토일'(정수정)의 야심차게 출산 5개년 계획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그걸 보는 토일의 엄마아빠 속은 말이 아니에요. "너 도대체 누구 닮아서 이래!" 사실 그건, 토일도 궁금했습니다. 내가 대체 누굴 닮아서 이러는 걸까. 그래서 토일은 임신한 몸을 끌고 대구에 내려가 친아빠를 찾게 되는데요. 서울에 돌아오니 이번엔 애아빠 '호훈'이 없어졌다는데?! 키워준 아빠, 낳아준 아빠, 그리고 자신의 아이 아빠를 둘러싼 토일이의 그야말로 '아비규환' 여행기. 토일이가 마지막에 손을 잡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꼭 아빠라는 법은 없겠죠! 토일이가 출산과 미래 앞에서 한껏 자신 있어 보이지만, 어떻게 그렇기만 하겠어요. 사실 가본 적 없는 길인 걸요. 사실 우리에겐 매 순간이 초행길이라는 걸 생각하면 절로 이 영화가 떠올라요. 김대환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초행>입니다. 리뷰와 함께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의 원작자 등판, 봉준호 감독과 김대환 감독의 인디토크 현장도 소개합니다. 님, 이제 12월이에요. 님도 계획이 다 있으신가요? 없으면 또 어떤가요! 좋은 이야기, 좋은 글들이 우리를 풍족하게 해주면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한해 아닐까요?💌 인디즈 큐와 다음주에도 만나요!
〈애비규환〉 리뷰: 실패해도 괜찮은, 유쾌한 소동극 영화 〈애비규환〉은 대학생 토일(정수정)과 과외 제자이자 연하 남친인 고등학생 호훈(신재휘)이 혼전 임신을 부모에게 고백하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그동안 혼전 임신을 소재로 다룬 영화를 꽤 많이 보아왔다. 그렇다면 영화 〈애비규환〉을 다른 혼전임신 소재의 영화들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도 있을까. 〈애비규환〉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임신 5개월 이후로 곧바로 시점 전환을 한다는 점이다. 아이를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미래 계획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은 소재 이후 상황이다. 토일은 출산 후 5개년 계획을 철저히 준비한다. 그리고 당당히 결혼을 선언한다. 돌아오는 부모의 반응은 “넌 대체 누굴 닮았냐”는 호통이다. 토일은 굴하지 않고, 자신이 누굴 닮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구로 떠난다. 영화는 이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의 연속이다. 친아버지를 찾고 난 후 실망스런 마음으로 토일은 서울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번엔 예비 남편이자 예비 아빠인 호훈이 연락두절 된다. 이때부터 또 다른 ‘아빠 찾기’가 시작된다. 키워준 아빠 태효(최덕문), 낳아준 아빠 환규(이해영)와 함께 남자친구 찾기 프로젝트라니. 사자성어 ‘아비규환’을 패러디해 ‘아빠들로 인해 벌어지는 소동극’이라는 뜻을 담은 제목이 찰떡처럼 어울린다. 돌고 돌아, 엄마와 딸 이야기 제목과 줄거리만 보면 자칫 세 명의 아빠들 이야기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영화 〈애비규환〉은 딸 토일과 토일의 엄마 선명(장혜진)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영화에는 토일의 어린 시절이 중간 중간 삽입된다. 이 장면들에서 카메라는 선명의 표정에 집중한다. 관객이 선명의 삶을 함부로 부정하지도, 연민하지도 않게 한다. (...) 토일과 선명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굳이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렇다 해도 크게 어긋나지도 않는다. 투닥거리다가 금세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게 되는 마음,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믿음, 그런 마음에 설득당한다. (...) 이혼하면 뭐 어때,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적어도’가 쌓이고 쌓여 영화를 봉합한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디테일 “누나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할 것 같아요.” 호훈은 토일을 존중하는 걸 넘어서 존경하고, 우러러보기까지 한다. 토일은 그 사실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인다. 임신한 뒤 절망의 늪에 빠져들거나, 사랑받지 못할까 염려하는 여성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자기 잘난 걸 알고, 뽐낼 줄 아는 토일의 모습은 영화 곳곳에서 유독 빛난다. 토일이 낳아준 아빠 환규에게 “나머진 안 닮을래”라고 외치는 장면도 좋다. 환규가 떠나는 장면에서 영화는 환규의 뒷모습을 흐릿하게 처리한다. 변명의 자리를 내주지 않고 영화에서 그를 향한 관심과 시선은 멀어진다. 대신 새아빠의 자리를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부장제를 단순히 비난하지도 않는다. 토일을 키워준 아빠 태효가 화면에 등장할 때도 늘 마음이 편하다. 태효는 고무장갑을 끼고 집으로 들어오는 토일을 맞는다. 장바구니를 들고, 나란히 걷는다. 이런 사소한 장면들이 아무렇지 않게 던져진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이런 장면들이 모여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배드민턴 네트를 사이에 두고, 홀로 서 있는 토일의 모습이 오래 뇌리에 남았다. 가족들과 마주본 채, 결국 홀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직면한 것처럼 보였다. 영화는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토일의 눈빛이 눈에 밟힐 때가 있다. 토일이 당장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는 대신 현실에 맞서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면서도 불안을 혼자만 감춰두고 있을 것 같아서다. 어쨌든 토일은 씩씩하게 잘 살아가겠지만. 토일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하고, 호훈과 행복한 미래를 그려가길 바라게 된다. -인디즈 15기 최유진 이번 생은 처음이라 😅 철저하고 당당해보이는 토일도 사실은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뚜벅뚜벅 걸어나가보는 토일이! 이번엔 한 커플을 소개할게요. 김대환 감독의 로드무비 <초행>에는 결혼을 고민하며 비틀거리고 뒤뚱거리는 지영(김새벽)과 수현(조현철)입니다. 어느덧 연애 7년차, 동거를 하며 이젠 결혼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둘만 있으면 될 것 같았는데 취업과 생계, 그리고 가족. 그놈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쉬이 발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앞날을 모른대도 어쩔 수 없죠, 우리 모두 지금 이 순간은 '초행'길인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잡고 걸어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해보세요. 토일이의 씩씩한 발걸음만큼이나 힘이 난답니다 💪
끝없이 헤매는 로드무비 -〈초행〉길의 '아비규환' 토일의 ‘아빠 찾아 삼만리’는 주체적으로 불안을 극복하려는 삶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 재혼가정과 그를 둘러싼 편견으로부터 쌓아온 불안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겁난다. 이에 사랑스러운 '무대뽀'로 맞서는 토일을 보자, 한 커플이 떠올랐다. 김대환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초행>의 주인공들이다. <초행>은 7년차 커플 지영과 수현이 양가 부모님 댁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토일에 비해 목적지가 뚜렷한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여정은 출발부터 피곤하다. 비정규직과 대학원 진학, 혼전임신의 가능성 등 지영과 수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풍경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별거 아닌 ‘본가에서 밥 한 끼 먹고 오기’는 매순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이 위태롭다. 아마 이 커플도 여행 내내 토일의 마음을 느꼈을 것이다. ‘아, 망할 것 같다.’ 어떤 여행도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것은 쓸데없이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두 로드무비를 보면 낭만보단 호러에 가깝지 않나 싶다. 여행을 먼저 시작한 부모님이라고 해서 딱히 도움이 되진 않는다. 모두 길을 헤매고 주저한다. 그러나 <애비규환>과 <초행>은 멈춰 서지 않는다. 모자란 남자친구와 내 맘 같지 않은 부모, 해소되지 않는 불안까지 모두 끌어안고 다음으로 향한다. '망한' 여행이라고 해서 길이 끝나는 것이 아님을, 두 영화는 여름과 겨울, 코미디와 리얼리티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오롯이 혼자 헤매는 여행은 없다. 좋든 싫든 동행인이 생기고, 함께 경로를 만들어 나간다. 그것이 역행인지 순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함께라면 적어도 계속 걸어가면 된다. 그래서 <초행>의 엔딩이 광화문 시위 현장인 것은 더욱 뜻 깊다. 서울과 대구, 인천과 삼척을 오가며 각 지역마다 다른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것도 두 영화의 매력이다.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마저 소중해진 요즘, 지난 로드무비를 꺼내 보는 것도 하나의 여행법이 되지 않을까. 인디즈 15기 김지윤 가끔은 무계획이 계획! 😙 명대사가 쏟아지는 <기생충>의 초고 작업에 김대환 감독도 함께 했다는 사실! 두 감독은 영화계의 좋은 선후배이자 동료로서 함께하고 있는데요. 영화 <초행>의 개봉을 맞아 봉준호 감독이 김대환 감독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미래를 계획할 수 없어 방황하던 시절 영화를 만들고, 그렇게 다시 미래를 만들어가게 된 김대환 감독! 봉준호 감독과 김대환 감독의 영화와 삶에 애정어린 인디토크를 만나보세요. ![]()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점은 두 인물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올 때마다 굉장히 힘든 상황이 돼야 한다는 점이에요. 비록 삼박 사일 동안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결혼을 마음먹고 현실에 부딪히게 됐을 때 또 하나의 산을 만난다고 생각하거든요. (...) 저는 한번도 제 인생에서 무언가를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계속해서 도망치고 회피하는데, 결혼에 대해서는 스스로 직면하고 싶었던 감정도 있었거든요. 고민 끝에 <초행>을 시작했고 영화를 다 만들고 나서 보니까 결혼을 해도 되겠다는 작은 용기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삶과 영화를 일치시켜서 큰 무언가를 극복 해냈군요. 정말 멋지네요." 독립영화계 '파워 신인' 다 모였다는데?! 😲 ![]() 용감하고 야심찬 첫 작품을 만든 최하나 감독을 위해, 가장 핫한 장편데뷔작을 선보인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 그리고 그 뒤를 이을 <애비규환>! 세 감독의 '여풍당당 토크'를 만나보세요 <애비규환> 인디토크 일시: 2020년 12월 4일(금) 오후 7시 30분 참석: <애비규환> 최하나 감독, <우리집> 윤가은 감독, <소공녀> 전고운 감독 *코로나19 관련 방역사항에 협조바랍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극장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마스크 미착용시 벌금 또한 부과되니 모두 조심해요😷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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