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두 유 노 미?💃 <니키리라고도 알려진>

2021. 9. 8.

Q. 두 유 노 미?💃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74 〈니키리라고도 알려진〉

9월 8일 오늘의 큐 💡

Q. 두 유 노 미? 💃

니가 아는 내가 아냐! 유 돈 노 미!🎤 수많은 노래들이 목놓아 외치는 주제가 있죠. "너 나 알아?!" 남의 눈에 보이는 내가 다가 아니라는 것,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인생 모토이자 숙제이기도 한데요.

님! '니키 리'라는 이름을 알고 계신가요? 처음 들을 수도 있고,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겠죠? 알고 계시다면, '니키 리'라는 사람에게 어떤 수식을 붙이고 계신가요? 21세기 가장 주목받는 작가, 배우 유태오의 아내, 또는 '유 퀴즈 온더 블럭'에서 본 그 작가일 수도요!📸

작가 니키리는 90년대 후반, 'Projects'라는 시리즈 작업을 통해 단숨에 뉴욕 예술계의 슈퍼스타로 떠오릅니다. 이 시리즈에서 니키리는 분장을 하고 살을 찌우거나 빼면서 스스로 작품의 모델이 됩니다. 때로는 여고생, 때로는 할머니, 때로는 스트리퍼... 분장을 한 뒤 그들의 공간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죠. 니키리는 그대로 니키리지만, 새로운 외형은 니키리를 새로운 공동체에 침투할 수 있게 만들어줘요👵👩‍🎤🕵️ 이 작품은 당시 '정체성'이라는 이슈에 대해 수많은 연구를 끌어냈어요. 그야말로 현대예술의 정석이죠!

'Projects' 작업 후 'Parts'라는 작업을 진행한 2006년즘. 니키리는 스스로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또 출연합니다. 여기서도 니키리는 니키리로 등장하지만, 또...진짜 니키리만은 아니에요. 니키 원(Nikki One)과 니키 투(Nikki Two)라는...둘이 된 니키가 등장하죠..!😶 타인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대한 니키리의 실험적인 영화,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이 오랜 시간을 거쳐 한국에도 찾아왔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게요!📸

니키리와 더불어 요새 가장 핫한 또 한 사람, 구교환 배우인데요. 구교환 배우도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그 사이를 자유자재로 빠져나가는 감독이라는 사실! 감독 구교환의 작품세계도 조금 더 알아보실까요? 이것은 감독인가 배우인가, 자연인 구교환인가!🤔 <연애다큐> 속 교환의 모습을 만나보세요!🕺

니키를 찾아서

〈니키리라고도 알려진〉

‘나’라는 존재를 하나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인간은 끝없이 자아 정체성에 관해 고민하고 탐구한다. 과거부터 인간 존재에 관한 연구는 계속됐고, 최근 주목받았던 멀티 페르소나 개념이나 '부캐' 열풍 역시 다양한 정체성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을 증명한다. 예술가 니키리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한 영화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은 니키의 여러 면모를 통해 보편적인 고민을 얘기한다.

영화의 감독이자 배우로 등장하는 니키리는 ‘프로젝트(Projects)’ 시리즈, ‘파트(parts)’ 시리즈, ‘레이어스(Layers)’ 시리즈 등의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유명 예술가다. 그는 개인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구성해왔다. 시간과 공간, 사회문화적 맥락, 함께하는 사람과의 관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변모하는 정체성을 탐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니키리는 사진 작품에서 사진작가와 피사체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방식을 선보였는데, 영화에서 역시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소화하며 화면 안과 밖을 직접 구성한다.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은 니키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허구를 실제 상황처럼 연출한 장르로, 진실과 거짓을 넘나드는 이 작품의 특징을 잘 담아낸다. 영화에서 니키리는 분리된 자아로 등장하는데, 이때 니키는 니키 그 자체가 아닌 니키가 연기하는 니키다. 이로 인해 관객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에서 정보의 진실성을 판단하는 데 혼란을 겪는다.

니키리는 작업에 열중하는 진중한 아티스트로 등장했다가 편안한 일상을 즐기는 한 명의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개인으로서의 내밀한 고민을 말하기도 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사교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다양한 니키리의 자아는 카메라를 거치면서 또 한 번 가공된다. (...)

“실제 모습을 연기”한다는 말과 “다큐 편집도 일종의 속임수라고 볼 수 있다”는 대사는 지금 관객이 마주하는 니키리가 만들어진 존재임을 일깨운다. 엔딩 신에서도 그것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인터뷰하던 니키는 “전 뉴욕을 정말 좋아해요. 니키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니까요.”라는 대사를 반복한다. 그리고는 “오케이. 더 이상 안 해도 되지?”라는 말과 함께 무장해제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렇지만 마지막 니키의 모습도 현실 그 자체는 아니다.

영화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는 더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게 한다. 개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답을 쫓는 게 아니라, 정체성을 꼭 정의해야 하는가 질문한다. 한 사람이 가진 정체성은 다양한데, 그 안에서 어떤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구분 짓고 정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카메라 밖의 니키도 카메라를 거쳐 만들어진 니키도, 어떤 모습의 니키든 결국 모두 니키인 것처럼 말이다.

인디즈 유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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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큐의 간단 갤러리 🖼

'Projects' 연작 (1997~2001)

뉴욕에서 펼쳐진 니키리의 연작 시리즈로, 총 14개의 프로젝트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각각 흑인, 히스패닉, 관광객, 펑크족, 학생, 노인 등등으로 변신한 뒤 함께 할 모델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고 그들의 집단 속으로 직접 들어가 모델이 되는 작업입니다.

'Parts' 연작 (2001~2005)

사진 속 니키리는 남성들과 함께이지만, 남성들은 모두 잘려나간 상태입니다.연인 관계, 로맨틱한 관계로 이어진 이성 간의 사진에서 상대방을 잘라내고 니키리만 남고, 사람들은 남겨진 니키리의 모습에 의문을 가지며 추측을 시작하게 되죠. '관계'로 만들어지는 정체성에 대해 탐구한 연작으로 'projects' 시리즈에 이어 큰 관심을 받았어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

<반도>, <모가디슈>,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아신전'부터 'D.P.'까지...핫하다는 작품에는 다 나와서 핫한 역할만 하는 요새 가장 핫한 배우! 누군지 다들 아시겠죠? 구교환입니다!

작품들의 연이은 흥행과 강렬한 캐릭터로 구교환 배우를 새로 알아가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데요, 인디씨커라면 그가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감독이자 배우였다는 것을 모두 기억하실 거예요! 도대체 그의 끝은 어디인가...독보적인 연기, 독특한 연출을 선보이는 알면 알수록 재밌는 배우이자 감독인데요. 페이크 다큐멘터리도 거침 없이, 구교환답게 만들어냅니다. 구교환 감독과 이옥섭 감독이 연출하고, 구교환 배우와 임성미 배우가 출연한 작품 <연애다큐>입니다.

_____라고도 알려진

<연애 다큐>

<니키리라고도 알려진>의 핵심은 제목에 있다. 니키 리.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예술가이자 영화 감독. 중요한 건 ‘알려진’ 이름이라는 점이다. 니키 리의 다큐멘터리 영화 속 주인공은 니키 리다. 당연한 소리처럼 느껴지는 사실을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는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니키는 ‘니키 리’라는 캐릭터의 일상을 녹화한다. 사진 작가로서 독일에서 개인 전시회를 열고, 혼자서 호텔방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거리에서 노인들과 춤을 추는 장면들을 카메라는 찬찬히 담는다. 알다시피 그녀는 촬영 감독과 동행하기에 혼자가 아니다. 그렇지만 니키는 어딘가 공허한 표정을 짓기도 하며 카메라가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 듯 거리를 둔다. 그 간극을 알고 있는 듯, 나레이션은 고백한다. 다큐멘터리를 찍는 니키가 지인에게 들었던 조언은 카메라를 켜두고 일상을 연기해보라는 제안이었다. 실제 일상을 연기하는 것. 그것이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미학이며 니키 리라는 감독이 정한 니키 리를 알리는 방법이었다.

니키 리의 영화를 보자마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인물도 두 가지의 예술 활동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영화에 출연하는 직업을 가졌다. 구교환 배우로 알려진 구교환 감독이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다루는 또 다른 영화도 제목이 비범하다. <연애다큐>란 제목은 한 연인이 본인들의 다큐멘터리를 직접 촬영한다는 영화의 줄거리와 맞닿아 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지만 철저하게 짜인 각본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교환 감독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구교환’이라는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다. 구교환 감독이란 배역으로 등장하며 반려견 ‘겨울이’와 함께 노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급기야 실제 어머니가 어머니 역할로 출연한 것을 보고 관객은 헷갈린다. 영화의 제목 <연애다큐>가 뜻하는 게 무엇인지. 주인공들이 캠코더로 촬영하고 있는 저 영화 속 다큐멘터리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보이는 영화 그 자체인지.

니키 리를 연기하는 니키 리. 구교환을 연기하는 구교환. 당연한 진리지만 두 영화는 진실의 미학을 숨겨놓았다. 오로지 진실만을 고할 거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범주를 확장한 것이다. 어쩌면 우리도 반복되는 일상을 매일 연기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00이라고 알려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니키 리의 마지막 대사가 아른거린다. “뉴욕을 진심으로 좋아해요. 그곳이 니키 리가 살아가는 곳이니까. 이제 됐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처음으로 니키 리가 배역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인디즈 이현지

<연애다큐> 구교환, 이옥섭 | 39분

구교환과 이하나는 연인이다. 돈벌이가 변변치 않은 이 연인은 사전제작지원금 500만원에 눈멀어 자신들의 셀프연애다큐멘터리 <프로젝트명 : 러브(LOVE)>를 기획한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사전제작지원 1차 통과! 2차 피칭심사까지 마쳐놓고는 돌연 성격과 예술성 취향 등의 차이로 헤어지게 된다. 이별 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중 자신들의 작품이 제작지원에 합격하여 지원금 500만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교환은 전화를 받고 좋아하지만 다시 돌려주기는 아깝고, 하나를 보고픈 마음도 살짝 드는 교환은 전화를 걸어 연애 다큐를 찍자고 제안한다.

💡 왓챠에서 <연애다큐>가 속한 옴니버스 영화 <오늘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보러가기

감독 구교환이 담아낸 배우 구교환을 볼 수 있는 작품, <WELCOME TO MY HOME>은 유튜브에서 감상 가능! 위의 이미지를 누르면 유튜브로 이동합니다(참고! 성인인증이 걸린 컨텐츠입니다) 이외에도 해당 채널 '2X9HD' 채널에서 환상의 콤비 구교환X이옥섭 감독의 작품들을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여성영화 심화학습, 하반기도 가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