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 (감독 감정원)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39 〈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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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오늘의 큐 💡
Q. 새해에도 만날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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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앗차차 2023! 님, 새해가 밝았어요🌅 혹시 새해 목표나 소원이 있으신가요? 운동, 어학 공부, 각종 면허증 및 자격증 시험 등등... 하고픈 일, 해야할 일 많고 많지만 매일 바쁘게 살다보면 한해가 훌쩍 가버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갈수록 새해 소망도 단촐해지곤 하는데요. 그럴수록 새해 인사도 너무 부담되지 않게 건네고 싶더라고요. 결국은 이런 말들이 남는 것 같아요. 올해도 잘 부탁해, 올 한해도 같이 잘 지내보자!
영화 <희수>의 주인공, 희수에게도 이런 인사를 꼭 건네고 싶습니다. 십 대 시절부터 공장에 취직한 희수. 하루, 한달, 일 년... 긴 시간동안 이 생활을 반복해온 희수의 일상이 처음으로 변주를 맞이합니다🏭 희수의 첫 여행, 그 발자취를 희수의 애인이던 학선이 따라가봅니다.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두 사람을 보면 내일을 기약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어요. 더불어 쉴 틈 없는 노동현장에서 자신의 틈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간호사 지연의 모습을 담아낸 단편영화 <듀티>도 소개해드릴게요👩⚕️
새해에 크게 성공하고, 돈 많이 벌고, 원하는 것들 다 이루라는 덕담도 너무너무 좋지만, 희수와 지연에게는 다른 인사를 건네게 됩니다. 우리 꼭 다시 보자. 살아남아 오래오래 보자. 더 바랄 것이 없는 요즘이에요. 님, 우리 새해에도 만나요! 가능한 한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요🤗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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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같이 퇴근하자
〈희수〉
영화의 목적이 사회운동은 아니지만, 한 사람을 자세히 응시하다 보면 그가 살아온 사회가 거대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거대해진 사회는 의도하지 않아도 영화에 담긴다. 〈희수〉는 아주 일상적이고 연약한 개인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영화다. 이 영화에 사회가 담겨있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희수〉의 카메라는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섣불리 다가가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오래 응시한다. 하나를 말이다. 그리고 좀처럼 따라가지 않는다. 그리하여 카메라 속 인물들은 자주 프레임 아웃되고, 조각난다. 관객이 볼 수 있는 것은 어둡고 희미한 일부의 조각들인 셈이다. 하지만 이 부동의 앵글로 인해 조각난 것들이 바로 ‘희수’다.
희수는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잡히는 발의 일부로, 새벽 출근길 차창 밖을 내다보는 서늘한 눈매로, 기계를 가동하는 분주한 손마디로 조각난다. 그렇다면 희수는 왜 온전히 존재하지 못하고 조각나 있을까. 희수의 이야기는 어째서 불명확할까. 영화가 조각낸 그를 앞세워 하는 일은 캄캄한 어둠을 마주하는 일이다. 여기에 그의 목소리는 없다. 〈희수〉를 보다 보면 이 영화에 유난히 대사가 적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하지만 희수의 일터인 공장과 시장은 각종 소음들로 가득하다. 그는 말하지 않거나, 소음에 파묻힌 채 말한다. 영화는 이 소음들이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침범하도록 내버려 둔다. 그리하여 인물들이 일하고 있을 때, 그들의 대화는 잘 들리지 않는다. 카메라는 여전히 멀찍이 서서 바라볼 뿐이다. 그들의 대화는 기계음과 생활 소음, 바람 소리, 심지어 생선을 토막 내는 소리로 대체된다. 대화는 무엇 하나 명확하지 않고 소음에 휘발된다. 물론 그저 일상의 대화일 것이다. 오늘도 힘들었다거나, 어제 아프다고 말했던 손목이 여전히 아프냐고 묻거나, 휴가 때 여행지를 어디로 갈 것인가 같은 것들. 하지만 그런 단순한 일상의 대화마저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하므로, 관객은 희수의 숨 막히는 삶을 깨닫게 된다. 삶을 갉아먹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 균열은 모서리부터 일어난다.
말소리, 표정, 결국엔 존재까지 거세당한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노동자는 자주 가려진다. 노동을 향유하는 것은 기꺼이 전시되지만 정작 노동의 순간은 쉽게 지워지는 것이다. 청소노동자의 노동이 출근 시간 전에 끝나는 것처럼, 고급 호텔과 백화점에서 직원은 고객과 마주치지 않는 것처럼. 감춰지는 것이 당연해질 때 우리는 노동이 사람을 집어삼키는 것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언제나 가려지는 것은 위험하다.
(...)
〈희수〉는 분명한 연인의 이야기지만, 정작 희수와 학선이 함께하는 장면은 많지 않다. 둘은 결국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희수가 갔던 곳을 학선은 뒤늦게 서성인다. 하지만 오히려 이 어긋남이 사랑을 깊숙하게 만든다면 믿겠는가. 이 영화는 분리된 하나의 이야기다. 맞춰지지 않은 짝의 이야기다. 희수에게 여전히 사랑은 유일하고 거대한 위로다. 그리하여 〈희수〉는 이 말로 끝맺을 수 있겠다. 내일은 같이 퇴근하자. 우리 함께 걸어서 집에 가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이토록 무겁게 표현해내는 공민정 배우의 연기가 신비롭다. 불어오는 스크린 너머의 바람까지 시린 이 영화를 꼭 이 계절에 극장에서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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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 감독 감정원|75분|드라마|12세이상관람가
고등학교 중퇴 후 줄곧 대구 비산동 염색공단에서 일을 해온 희수는 퇴사를 하고 여행을 떠난다.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 희수는 설렘도 잠시, 또다시 묵호항 어느 여관이 딸린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아버지 같은 횟집 사장, 어머니 같은 중년 여성, 남동생 같은 중학생 아이, 고장 난 라디오를 지는 할머니까지. 부대꼈던 희수의 삶에 마지막 점을 찍는 사람들을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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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는 틈이 있다
〈듀티〉
희수의 일상에는 공백이 가득하다. 편안히 비어 있다기보다는, 무언가가 부재한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각하는 것에 가깝다. 노동의 현장에 머물러 있는 희수에게는 짧은 여행도 쉽지 않고, 영화의 상상 속에서야 희수의 공백이 따뜻함으로 채워진다. 고등학교 중퇴 후 줄곧 일만 해야 했던 희수와, 단편 영화 〈듀티〉의 간호사 지연의 눈은 어쩐지 닮았다. 노동 현장 속 그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일을 해내야 하고, 쉬는 시간에도 편히 쉴 수 없다.
텅 비어 있는 것과 여유로운 것은 다르다. 있어야 할 것은 갖춰져 있되 없어도 될 것은 빠져 있는 상태를 '여유롭다'고 말한다. 지연의 일상은 이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근무 중 지친 몸을 편히 누일 시간도, 퇴근 후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도 없다. 지연의 마음은 텅 비어 있는데, 애먼 것들이 자꾸 속을 치고 들어온다. '책임'이라는 단단한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 같은 그는 이곳에서 벗어날 작은 틈을 찾는다.
〈희수〉가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쪽이었다면, 〈듀티〉는 지연에게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본다. 그는 엄격한 직장에서도 아이에게 친절한 미소를 건넬 줄 알고, 퇴근 후 돌봄 노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려 애쓴다. '듀티'는 책임을 뜻함과 동시에, 3교대 근무 간호사가 일하는 시간 단위를 뜻하는 언어다. 지연은 자신을 둘러싼 듀티라는 벽을 넘어 자기만의 단단한 울타리를 마련하려 한다. 고된 하루 끝에서 마침내 그는 작은 틈을 만들어내고, 이내 빛은 그 사이로 들어온다. 편안한 그녀의 미소는 아름답고, 한 줄기 미소를 사랑하여 나의 벽에도 부드러운 균열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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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티〉 감독 한정선|15분|드라마
간호사 지연은 독립하기 위해 집을 찾고 있다. 지연의 엄마는 꾀병을 부려 병원에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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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시작과 함께 힘차게 등장한 유지태 배우의 축복...💝 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보기 18번째 상영회는 <희수>와 함께 합니다. 감정원 감독과 함께 배우들도 총출동!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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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와 함께 독립영화 보기 〈희수〉 일정
일시: 1월 13일(금) 오후 7시
참석: 감정원 감독 | 공민정, 강길우, 김현정, 안민영, 임호준 배우
진행: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상영 전 유지태 배우의 무대인사가 진행됩니다.
* 참석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 행사 당일 온라인 예매 환불이 불가합니다. (현장에서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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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가장 핫하고 재밌게 본 드라마를 꼽으라면, 아마 이 두 드라마가 1,2위를 차지하지 않을까요? 바로 tvN의 '작은 아씨들'과 JTBC의 '재벌집 막내아들'입니다📺 님도 이 드라마들을 보셨나요? 그렇다면 <희수>의 두 주인공 공민정 배우와 강길우 배우도 익숙하시겠어요. '작은 아씨들'의 OBN 기자 장마리 선배,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의 반전캐 백상무로 작년에 눈도장 제대로 찍은 두 배우! 종횡무진 활약 중인 공민정, 강길우 배우의 독립장편영화도 보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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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감독 정승오|94분|드라마|12세이상관람가
“장남이 무슨 벼슬이야?!” a.k.a 살림 밑천 장녀 혜영, 믿을 건 돈이라고 외치는 둘째 금옥, 결혼을 앞둔 참견의 여왕 금희, 아무도 못 말리는 돌직구 혜연 그리고 VIP 막내 아들 승락
아버지 묘 이장을 위해 흩어져 지낸 오남매가 오랜만에 모이며 세기말적 가부장제와 작별을 고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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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먼 곳〉 감독 박근영|115분|드라마|12세이상관람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 그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며 조용했던 날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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