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취미생활> (감독 하명미)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176 〈그녀의 취미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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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 오늘의 큐 💡
Q. 복수가 취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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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혹시 낯선 곳에 홀로 떨어져 본 적 있으신가요? '시골, 여성, 외지인' 따로 보면 별문제 없는 이 세 단어가 한데 뭉쳤을 때 자아내는 폐쇄적인 분위기는 님도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요. 경험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지는 오싹한 눈빛들은 금방 소름이 우수수 돋게 만들죠. 😣
〈그녀의 취미생활〉은 외딴 시골로 이사를 온 '정인'과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어 보이는 '혜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빛나는 순간〉을 제작하고 〈도르래〉를 연출한 하명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해요. 복수라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미쳐버릴 것만 같은 동네의 분위기가 주는 공포감 속에서 정인과 혜정은 안전한 '취미생활'(또는 피의 복수! 🩸)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요? 인디즈의 글과 함께 그 둘의 생존 스킬을 찾아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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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어볼 이야기
3. 😎 될성부른 배우는 초기작부터 알아본다? - 〈7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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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밤에 걸어둔 소원
〈그녀의 취미생활〉
살았던 중에는 가장 시골인 곳에 살고 있다. 평화로운 풀벌레 소리와 나만을 위해 차린 저녁, 아늑한 밤의 취미생활을 상상하기도 했다. 조금의 고독쯤은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처럼 자유라 여길 용기가 있었다.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여유는 곧 공백이라는 것. 건물 대여섯 개가 늘어선 우리 집 골목에는 가로등이 딱 하나 있다. 글로 옮겨 적기 애매한, 작고 큰 공포를 느끼는 날이 늘어나며 밤 산책을 하지 않게 되었다. 창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도 잠들기 무섭다는 생각에 혼자 울었던 날은 나만 알고 있다.
누구나 구원을 꿈꾼다. 도망칠 수 없고 달라질 것 같지 않은 현실에서 나를 꺼내줄 누군가. 밤마다 머리맡에 가위를 두고 잠드는 그녀도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누군가 나를 제발 여기서 꺼내주세요. 아니면 날 괴롭게 하는 사람들을 다 죽여주세요. 〈그녀의 취미생활〉은 누군가 한번쯤 빌어보았을 소원을 이루어주는 영화다. (후략)
인디즈 김진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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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취미생활〉 감독 하명미
118분|미스터리/범죄|15세이상관람가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여성 ‘정인’. 도시에서 이사 온 뭐든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여성 ‘혜정’. 이들이 만나 펼쳐지는 가장 아름답고 강렬한 킬링 워맨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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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달음할 수 있는 목록
〈그녀의 취미생활〉과 〈수능을 치려면〉
잡으러 가요. 죽여버리겠다고 했는데. 같은 장면에서 나온 대사가 아니어도, 이어서 잘 읽힌다. 아마 둘 다 겨냥하려는 혜정의 의지가 강하여 그랬을 테다. 앞선 다짐은 우연 안에 자신을 흔쾌히 위치시키는 점에서, 해낼 거란 점지가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예지력은 혜정의 봄에서 시작된다. 혜정은 주로 나뭇가지로 엮인 원형의 꼴 사이에서 정인을 봤다. 정인이 서성이는 이유가 주민과 남편의 침입, 폭력임을 봤다. 혜정은 정인과 함께 ‘우연’에서 손잡기를 지체하지 않는다. 정인에게 부당했던 그들은 살해된다. 둘의 주저하지 않음이 보일 때 기뻤다. 다만, 이 영화는 가해자의 발언을 신속히 자르는 방식으로 가진 않는다. 인과의 설명을 위해 당시를 복기하거나 현장을 보여줄 수는 있다. 이를 감안하여도 영화는 정인에게 침범을 동작한, 할 이유를 여러 가해자가 너무 길게 발언하게 둔다. 이 배열에서 정인은 또 마모된다. 설득을 오래 발음하는 일은 혜정과 정인에게 두었어야 마땅하다. 그러니까 이 영화가 복수 로드무비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서로 안락을 공유하는 과정에 더욱 상세했어야 한다. 혜정은 왜 처음부터 단정한 방문에 가깝게 느꼈는지, 둘이어야 기능하는 취미는 무엇인지 길게 듣고 싶다.
〈수능을 치려면〉도 손으로 움켜쥐어야 할 제 시(時)를 말하는 영화이다. 수능 당일. 좀비. 이 둘은 개별의 환경으로 갈라도 예지가 어렵다. 물린 살점의 예시를 본 가짓수와 좀비의 청력을 배반하는 일은 비례하지 않는다. 전자 역시 평소의 성실만으로 어려워 운을 빈다. 대체 “좀비와 함께하는 유례 없는 수능”에선 어떻게 해야 배움이 정확히 발휘될까? 영화는 고사장에 딛는 것부터 관문으로 둔다. 다섯 인물을 통학시키는 노란 승합차의 운전자가 좀비가 되자, 유리는 운전을 맡기로 한다. 그들은 차 안에서 초콜릿을 굴리는 손, 요점 정리의 오고 감, 심지어 긍정마저 흘겨보기도 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사소에 속할까 봐 말하기 무서웠던 마음을. 다섯 명은 마구 미끄러지는 주행을 빌미로 이를 말하게 된다. 긴장을 교환하여 낸 진심은 둥글지 않기도 한데, 딱 그만큼의 당이 필요한 날이 있다. 더군다나 이런 유의 말을 들으면, 나 역시 용기로 팽팽해지고 싶어진다. 그렇게 다섯 명은 불신이 생겨도, 말함으로써 금세 꺼뜨리려 애쓴다. 손을 잡아서 태우고, 메던 벨트를 끌러 문을 닫고, 호신용 볼펜을 뽑아가도록 했던 내밂. 유리의 눈물은 소매로 서둘러 닦아줬지만, 정작 그 소매로 자신의 물린 흉을 닫을 땐 느렸던 주저. 차마 더 설명하지 못한 마음의 열감이 유리를 “쨍그랑”으로 운전시켰을 것이다. (이 “쨍그랑”의 장면을 꼭 영화로 관람하길 바란다. 여기에서는 단정(斷定)을 점프하는 결심으로 이해하면 좋다.)
두 영화의 드라이브가 지속되어서, 내가 보행로에서 있을 때 만나면 참 반가울 것 같다. 이러한 소망이 나를 지탱한다.
인디즈 김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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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치려면〉
감독 김선빈|28분|드라마|2022
좀비시대에도 어김없이 다가온 수능 날, 오합지졸 여고생들이 직접 운전을 해서 수능장으로 간다. (제25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연출의도
매번 꾸는 꿈이 있다. 공부한 게 없는데 수능을 쳐야 하고, 면허가 없는데 운전을 해야만 하는 꿈이다. 나를 무섭게 하는 그것들을 보란 듯이 들이받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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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서가 연기하는 ‘정인’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움직입니다.
그녀는 캐릭터의 심리적 여정을 구축하고 급격하게 상승하며
탁월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표현하였습니다."
- 리나 다마얀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수상작 심사평 中
〈그녀의 취미생활〉이 처음으로 상영되었던 지난 7월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정인' 역의 정이서 배우는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을 수상했어요. 🙌🎉 멋진 작품들과 쟁쟁한 배우들 속에서 단연 놀라운 연기로 배우상을 차지했는데요. 〈기생충〉의 '피자집 사장' 역할로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정이서 배우의 첫 주연작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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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감독 손승현
89분|드라마|12세이상관람가|2019
"유레카!" 영화감독을 꿈꾸던 ‘현수'의 과거. ‘현수’는 우연히 만난 ‘미주’에게 주인공을 제안하고, 함께 촬영하며 연인으로 발전한다.
"뭐라도 하고 있는 거야?" 지칠 대로 지친 '미주'의 현재. 부족한 생활비, 팀장의 막말… 매일이 힘든 ‘미주’는 여전히 꿈만 꾸는 '현수'가 답답하기만 하다.
사소한 한 마디에 크게 다툰 다음 날, 두 사람에게 같은 날이지만 전혀 다른 7월 7일이 시작되는데… 과연 하루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엔딩은 무엇일까?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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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출연작만 41개 (KMDB 기준)인 김혜나 배우, 2000년부터 연기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아마 인디즈 큐 구독자분들도 김혜나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요. 〈그녀의 취미생활〉에서 역시 입체적 인물인 '혜정'을 연기하며 극에 몰입감을 더했는데요. 그런 김혜나 배우가 이번엔 연출에 도전했다는 소식이에요! 단편영화 〈시기막질〉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남북 분단 상황을 배경으로 한 이 단편은 지난 9월 초 개최된 제10회 춘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지요. 다양한 연기 경험을 통해 연출의 꿈을 키웠을 김혜나 감독의 영화, 무척 기대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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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막질〉 감독 김혜나
23분|드라마|12세이상관람가|2022
동수(신철진)은 실향민이다. 이산가족 만남의 날, 북에 두고 온 사랑하는 사람 정숙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명단에 있는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동수는 누군가에게 시기막질(‘심부름’의 북한 말)을 시켜서 북으로 편지를 전달하려 한다. 헤엄을 쳐서 북으로 가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임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 줄 사람이 있을까? 이때 돈을 노리고 태훈(송지혁)이 나타난다. (제10회 춘천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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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다음 주의 독립영화
📽️ 9월 말, 인디즈 큐가 만나볼 영화는?
힌트: 🤵 저는 화가, 영화감독, 피아니스트.. '예술 잡상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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