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쓰는 시> (감독 정다운)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208 〈땅에 쓰는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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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오늘의 큐 💡
Q. 영화 속 녹색이 건네는 선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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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말에는 긴 연휴가 있었어요. 비가 오는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모두 편안한 시간 보내셨나요? ☔ 저는 여러분께 더 다양한 독립영화 소식을 들려드리고자 전주국제영화제에 다녀왔는데요. 비가 어찌나 많이 오던지 불행 중 다행으로(?!) 내내 극장에 갇혀 영화만 봤어요. 비록 바지와 신발은 몽땅 젖어버려서 기분은 안 좋았지만, 그래도 독립영화 팬분들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매진의 연속이던 상영 시간표와 노쇼 없이 자리를 꽉 채운 관객분들을 만나며 내심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독립영화를 향한 여러분의 애정을 느낄 수 있어 무척 기뻤던 시간이었어요. 😍
🌱🌿 저는 극장에서 영화 보는 일도 좋아하지만, 비가 오고 난 다음 날 산책하는 것도 좋아해요. 내 신발만큼이나 촉촉하게 젖은 바닥을 밟으면서 흙에서 뿜어져 나오는 습한 냄새를 맡는 일은 저를 꽤 나른하게 만들어요. 이번 전주에서도 역시 푸릇했던 팔복동의 나무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요.
요즘의 극장에서도 역시나 푸릇한 기운이 가득해요. 📽️💚 바로 정다운 감독의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 덕분인데요. 조경가 정영선 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는 자연을 바라보는 정영선 님의 시선과 함께 공간과 자연이 서로 연결된 아름다운 모습이 가득합니다. 많은 분께 눈이 편안한 휴식을 선물해 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긴 연휴를 보내고 왔지만.. 그럼에도 그 어느 때보다 휴식이 필요할 여러분께! 자연의 사계절이 가득 담긴 영화를 소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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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땅에 쓰는 시〉
이스라지, 큰산꼬리풀, 개쑥부쟁이, 금매화. 당신은 길가에 피어 있는 꽃들의 이름을 아는가?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는 시의 구절처럼 호명은 관계 맺는 일의 시작이다. 정영선 조경가는 식물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고 말을 붙인다. 스쳐 지나가는 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자리를 만든다. 그에게 조경은 관계 속에서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이다. 정영선 조경가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꽃을 보고도 감탄을 연발한다. 아이구 좋아라, 아이구 예뻐라 흥얼거리며 그는 설계도를 그린다. 그의 다정한 관찰력은 지금 가진 것을 잘 가꾸고 활용하자는 그의 철학과 연결된다. 그가 설계하는 풍경 속 식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토종식물인데, 이는 학부 시절 미나리 아재비를 보며 우리나라 식물 위주의 조경을 하겠다고 다짐했던 그의 초심에서 비롯되었다. 제주 오설록티뮤지엄을 설계할 때도 제주 곶자왈을 재현하고자 화산석, 제주 토착 식물 등을 가져왔다. 그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들쭉날쭉한 것이다. 단일한 형태의 나무를 심는 대신 크고 작고, 넓고 좁은 다양한 식물들을 심는다. 그가 만들어낸 풍경은 줄이 맞지 않는 것이다. 개별적이고 사소한 것들에서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그의 시선에는 분명 시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중략)
인디즈 김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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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쓰는 시〉
감독 정다운
출연 정영선
113분|다큐멘터리|전체관람가
도심 속 선물과도 같은 선유도공원부터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경춘선 숲길까지··· 우리 곁을 지키는 아름다운 정원을 탄생시키며 한국적 경관의 미래를 그리는 조경가 정영선 공간과 사람 그리고 자연을 연결하는 그의 사계절을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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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우리의 이야기
〈땅에 쓰는 시〉과 〈리틀 포레스트〉
(중략) 거창한 일들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어지러운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순간은 어쩌면 고요한 적막일지도 모르며, 내가 땅 위에 서있을 수 있는 근본적인 체계에 대해 탐구하는 날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에서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던 사회를 벗어나 엄마와 함께 살던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직접 자신의 끼니를 챙겨 먹기 위한 고생을 일삼는데, 과일을 맨손으로 따먹고, 마트에서 사 온 재료를 섞어 만드는 음식이 아닌 자신의 직접 공수해온 세상의 ‘맛’들을 조합해 자신만을 위한 밥상을 차려나간다.
삶을 되찾는 과정은 이처럼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며 현재 내가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는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는 듯이 생명체의 근간에 집중해 있다. 다음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선 현재 나를 충실히 돌보는 게 중요함을 알리는 듯. 꼭꼭 씹어 먹는 밥에 대한 유의미를 제공한다.
인간이 사계절의 시간을 보내며 성숙되는 것처럼, 땅도 매번 찾아오는 계절을 맞이하고, 인간의 발로 단단히 밟히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생성한다. 자연과 인간 모두 시공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고유의 의미를 찾아간다. 미래를 기대하기 위해선 현재의 땅을 어떻게 밟아 나가는 지가 중요하다. 현재의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우리의 일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듯 영화는 외친다.
인디즈 김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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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103분|극영화|2018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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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감독이 그려내는 초록의 세계에 흠뻑 빠졌다면, 이제는 정다운 감독의 전작들도 살펴볼 시간이에요. 📽️ 대표적인 두 작품, 〈이타미 준의 바다〉와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를 소개합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 파주라는 군사 접경 지역에서 평화를 꿈꾸며 책을 위한 도시를 건축하려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각각 살펴보세요. 정다운 감독이 지켜보고자 했던 건축이라는 조화와 꿈에 대해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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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미 준의 바다〉
감독 정다운
출연 이타미 준, 박길룡, 양방언
나레이션 유지태
112분|다큐멘터리|2019
자연과 시간의 결이 깃든 건축을 선물했던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 경계에서 길을 만든 그의 삶,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시간과 삶의 터전을 존중한 건축이야기를 통해 끝나지 않은 그의 ‘집’을 들여다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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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감독 정다운, 김종신
출연 이기웅, 이건복, 김언호, 이은, 승효상
101분|다큐멘터리|2022
책을 만들면 구속되던 시절 책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의 꿈에 새로운 도시를 희망한 건축가들이 동참했다 위험한 계약이라 불리던 ‘위대한 계약’ 그리고 세계 어디에도 없던 도시의 탄생! 책과 영상과 예술의 문화 허브에서 새로운 미래를 펼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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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컨셉 짙은 카페, 좋아하시나요? 북 카페와 LP 카페 등등 요즘에는 가볼 곳도 참 많은데요. 오늘은 자연이 주제이니 😏 조용하고 깔끔한 식물 카페 하나 소개할게요. 바로 최창환 감독의 〈식물카페, 온정〉입니다. 다양한 씨앗과 식물이 가득한 이 카페 안에서는 주인장이 내려주는 커피 한 잔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요.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별의별 이야기 다 하게 된다고 해요. 🗣️ 어쩌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다 속마음을 꺼내게 된, 카페 주인장의 속 얘기도 곁들여 들어 볼 수도 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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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카페, 온정〉
감독 최창환
출연 강길우, 김우겸, 박수연, 서석규, 이가경
75분|극영화|2021
종군 사진기자로 일했던 주인공 ‘현재’는 파키스탄 전쟁 당시의 트라우마로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된다. 퇴사 후 다시 찾은 할아버지의 수목원에서 어린 시절 느꼈던 식물과의 특별한 교감을 떠올린다. 식물로부터 살아갈 용기를 얻은 ‘현재’는 도심 속 '식물카페, 온정'을 운영하게 된다. 본인의 반려식물과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카페를 찾은 손님들에게 ‘현재’는 병든 식물은 물론 병든 마음에 필요한 그만의 식물 처방전을 건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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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전문 뉴스레터인 인디즈 큐지만, 영화와 관련된 소식도 종종 전해드리곤 해요. 🤗 오늘은 〈땅에 쓰는 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전시 소식을 알려드려요. 바로 정영선 조경가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의 이야기입니다. 2024년 9월 22일까지 정영선 조경가의 작품 500여점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해요.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를 확인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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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
한국 최초 여성 조경가 정영선(1941~)의 반세기에 걸친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이다. 1980년대부터 ‹서울올림픽미술관, 조각공원›(1988), ‹대전 엑스포 '93›(1993,1999), ‹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 2008), ‹선유도공원›(2002) 등 국가·지역·민간 주요 프로젝트를 구축해 온 그의 대표작들을 소개하고, 동시에 서울관 특색에 맞는 현장 작업을 커미션하여 정영선의 조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정원을 전시마당과 종친부 마당에 조성한다. 작가가 주창해온 조경가의 ‘예술가적 자질’에 기반한 장소맥락적 연구, 기능과 조형의 조화, 자연계에 내재하는 생태적 질서에 부응하는 방법론으로서의 조경을 시각예술이자 종합과학예술의 한 분야로 조망해본다. 또한, 조경 특유의 시간성, 치유적 속성뿐만 아니라 공공성, 사회문화적 영향, 다양한 협업의 사례들을 연결하고자 한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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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2024. 04. 05 ~ 2024. 09. 22
-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 후원
까르띠에, 소전문화재단 - 장소 서울 지하1층, 7전시실 , 전시마당, 종친부마당 - 관람료 2,000원 - 작가 정영선 - 작품수 500여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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