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제주·데이 MAY·JEJU·DAY>(감독 강희진) 팬데믹 시대, 극장과 독립영화는 점점 어려운 존재가 되어갑니다. 그래도 우리는 독립영화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인디즈 큐가 메일함으로 단편영화를 배달해드립니다. 이름하여 인디즈 큐!레이션💌 아래의 관람 버튼을 통해 영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단, 2월 3일 목요일 정오(오후 12시)까지만 관람이 가능합니다! 오늘의 인디즈 큐!레이션, 강희진 감독의 <메이·제주·데이 MAY·JEJU·DAY>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 제주도!🍊 우리나라에 이런 풍경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뒤로는 더욱 많은 국내관광객이 몰리고 있잖아요. 그런데...제주를 그저 관광지로만 생각하는 것, 괜찮을까요? 제주 역시 아픈 한국사를 간직한 섬입니다. 본토와 떨어져있어 비교적 독립적인 정체성을 가진 곳이었지만, 광복과 한국전쟁 사이 정치적인 세력 다툼의 장이 되면서 많은 아픔을 겪었는데요. 1948년, 경찰 및 공권력의 폭압에 참지 못한 민심이 봉기하고, 제주에 계엄령이 선포되며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추후 제주4·3사건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는데요. 당시 어린아이었던 피해자들은 이제 노년의 생존자가 되어 그날의 이야기를 직접 그리고 말합니다🎨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형식도 새로워요! 제주4·3 생존자들은 당시의 기억을 말로 풀어내고 그림으로 그려냅니다. 카메라 앞에 앉아있을 때보다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놓을 수 있고, 인터뷰 참여자가 그림을 통해 영상 작업에도 참여한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요런 형식의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도 한번 눈여겨 보아주세요! 1️⃣ 영화 본편을 먼저 보고 나면 여러가지 생각이 몰려올 거예요.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그 뒤 인디즈의 리뷰를 읽으면서 나의 리뷰도 완성해볼까요? 2️⃣ 리뷰에는 줄거리가 간략하게 들어가 있어 이해를 돕고 풍부한 시선을 제공합니다. 보다 풍부한 시선으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리뷰 먼저 읽고 영화를 보는 것도 추천! 인디즈 큐!레이션 05. 정말로 기억한다는 것 〈메이·제주·데이〉 감독 강희진 출연 고완순, 김부자, 문정심, 양아홍, 정경순 시놉시스
한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제주도에는 해방직후 미군정의 통제하에 "4·3"이라 불리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당시 섬 전체 인구 약 10명중 1명꼴로 희생되었다. 대량학살의 광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이,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날의 기억을 애니메이션으로 증언한다. ※ 본 영상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창작물로, 무단 유포 및 불법 게재할 경우 손해배상청구를 비롯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예정된 망각에 저항하고 재기억한다는 것 :〈메이·제주·데이〉를 보내며 인디즈 17기 임나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추모해야 할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나, 끊임없이 다가오는 망각에 저항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은 필요해 보인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보기 위해 모여든 여행자가 가득한 제주도 아래엔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 중인 슬픈 역사가 도사리고 있다. 영화 <메이·제주·데이>는 애니메이티드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취하면서 제주 4·3 사건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다소 생소해 보일 수도 있는 두 장르의 만남은 참혹한 진상을 자세히 보여주되 시각적 충격이나 잔인함은 배제하는 효과를 지닌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을 혼합해 장르를 확장하고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써 관객의 시야와 사고의 방향을 넓힌다. 제주 4·3 사건은 새하얀 도화지 위에 저마다의 다른 그림체로 알록달록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제는 늙어버린 참사의 생존자들이 직접 그림으로써 몇십 년 전의 비극이 순수한 그림체로 나타난다. 어딘가에 기록하지 못하고 기억으로 그날을 감당해온 이들의 목소리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시각적으로 재현된다. 무형의 경험을 가시적으로 내놓음으로써 실사 이미지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효과적으로 사건을 전달하는 것이다. 제주도 방언으로 발화하는 증언자들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날의 기억을 끌어올려 생생히 사건을 회상하고, 재조명된 상처는 애니메이션 효과와 맞물려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후반부에 뒤로 깔리는 제주 민요와 함께 피해자의 영혼을 휘감은 따스한 햇볕이 지금의 증언자들에게 가닿는 장면은 영화가 단순한 사건 전달을 넘어 위로와 애도, 치유의 목적까지 포괄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누군가의 기억을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한 컷, 한 장면에 무언가를 담는 행위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다. 기록은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미래세대의 어떤 책임과 의무의 속성까지 내포한다. 제주 4·3 사건을 포함해 수도 없이 많은 슬픈 역사가 한국 사회를 스쳐 지나갔다. 대다수가 제대로 끝나지 못하고 애매하게 묻히거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재기록된 누군가의 기억을 목격한 우리는 이것을 어떠한 자세로 반추해야 하는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추모해야 할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나, 끊임없이 다가오는 망각에 저항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은 필요해 보인다. 인디즈 17기 임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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