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 (감독 김경래)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314 〈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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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오늘의 큐 💡
Q. 오직 단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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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로 접어드니 여름이 한층 더 가까이 온 것이 실감 납니다. 이제는 오전부터 햇살이 마구 쏟아져서 아침부터 날씨가 후덥지근하게 느껴지죠. 한낮이 되면 괜히 졸리고 나른해지는 것, 저만 그런가요? 😏 낮잠에라도 빠지면 금세 이상한 꿈결로 가게 되는 일도 종종 있죠. (특히나 약속 없는 일요일 오후 세 시라면 정말이지 이때 꾸는 꿈을 믿어서는 안된답니다..)
오늘은 여름날의 꿈을 닮은 영화를 한 편 소개합니다. 꾸준히 독립영화를 연출해 온 김경래 감독의 신작 〈이인〉이에요. 영화는 등장인물 각자의 현실을 가로지르며 불가능한 이야기를 가능하게 만들고, 어제의 일을 오늘의 일처럼 되살려 냅니다. 특히 〈이인〉은 다른 멀티플렉스나 예술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고 오직 인디스페이스에서만 개봉했어요. 단 한 곳의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희귀함이 영화의 줄거리와 맞물려 기묘한 감상을 자아냅니다.
발 빠른 인디즈가 미리 만나고 온 김경래 감독과의 시간, 그리고 〈이인〉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들로 오늘의 인디즈 큐를 준비했어요.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의 여름! 나른하지만 나름 묘한 맛의 영화로 이 여름을 잘 헤쳐나가시길 바라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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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적 서사학
〈이인〉
허구는 대개 현실과 유리된 독립적인 세계로 이해된다. 현실의 반대편에 놓인 것, 현실이 아닌 것을 대신 부르는 이름처럼 말이다. 그러나 영화 〈이인〉은 이러한 이분법적 시선을 의심한다. 이 영화에서 이야기는 현실과 분리된 가상의 세계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비추고 교란하며, 때로는 현실의 일부처럼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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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의 인물들은 모두 이야기 위에 놓인 존재들이다. 가장 먼저 그들은 〈이인〉이라는 영화 안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미 하나의 이야기 속에 있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에서 한 번 더 층위를 만든다. 성철은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고, 정웅은 자신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를 말한다. 성철의 이야기는 실제로 겪은 경험으로 제시되고, 정웅의 이야기는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허구의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하지만 관객이 이 둘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영화의 처음에 놓인 성철의 경험은 현실이라고 말해지지만, 오히려 허구처럼 느껴진다. 낯선 여인, 수상한 상자, 우연처럼 이어지는 사건들은 현실에서 쉽게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웅의 시나리오는 허구임이 분명하지만, 성철의 경험과 묘하게 겹치며 점차 현실의 감각을 얻는다.
이때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현실과 허구를 뒤섞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인〉은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판별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현실적이라고 믿는 것의 근거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현실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니며,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해서 반드시 현실에서 멀어지는 것도 아니다. 성철에게는 분명 자신의 삶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 정웅에게는 자신의 시나리오보다 더 흥미로운 픽션처럼 다가온다. 이 순간 누군가의 경험은 더 이상 한 사람의 기억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고, 해석되고, 다시 쓰일 가능성을 얻는다. 이야기는 그렇게 현실에서 출발하지만, 현실을 떠나 또 다른 현실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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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자동차는 이야기의 불안정한 지위를 공간적으로 보여준다. 자동차는 방처럼 머무를 수 있지만 집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일시적으로 도로 위에 놓여 있지만 어디로든 향할 수 있는 상태에 머문다. 그 안에서 인물들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거나 기록하지만, 그 말은 차 안에 갇히지 않고 곧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옮겨 간다. 그러므로 자동차는 완전히 닫힌 내부도, 완전히 열린 외부도 아닌 느슨한 공간으로 작동한다. 이 느슨함은 〈이인〉에서 이야기가 존재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이야기는 한 사람의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한 사람의 기억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타인에게 전해지는 순간 새로운 의미를 얻고, 그 과정에서 원래의 경험과는 다른 방향으로 확장된다. 허구는 현실의 바깥에 따로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 현실 안으로 들어와 그것을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힘이다. 자동차가 닫힌 공간이면서도 언제든 외부와 접속할 수 있듯, 이야기 역시 개인의 기억에서 출발해 타인의 현실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는 때로 자신의 현실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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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인〉은 현실과 허구 중 어느 쪽이 더 진실한지를 묻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그 둘을 구분하려는 시도 자체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준다. 현실은 어떠한 기준으로 현실이 될 수 있는가. 반대로 허구는 현실과 아무 관계없는 독립된 세계라고만 말할 수 있는가. 〈이인〉은 이 질문들 사이를 맴돌며, 이야기가 현실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흔들고 다시 구성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허구는 현실의 반대말이 아니다. 허구는 현실을 통과하고, 현실은 다시 허구의 형식을 빌려 자신을 드러낸다.
인디즈 정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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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
감독 김경래
출연 정승민, 손준영, 류지민, 선지현, 이제린
72분|극영화|2026
영화감독 정웅은 연극영화과 대학 동기인 성철이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정웅은 현재 쓰고 있는 영화 시나리오를, 성철은 자신이 겪었던 이상한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허구와 실제의 두 이야기에 미스터리한 여인이 등장한다는 비슷한 지점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 정웅은 성철의 이야기가 자신의 시나리오보다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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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가 흐려지는 공간
〈이인〉 그리고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영화는 세계를 다시 감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상과 너무 가까워 별다른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던 사물이나 공간도 영화를 통해 달리 보일 때가 있다. 자동차는 오늘날 도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하루에도 수십, 아니 수백 대의 자동차를 마주친다. 그러나 자동차 역시 하나의 공간이라는 사실은 떠올리기 어렵다. 내밀하면서도 공유되고, 이동할 수도 있는 공간. 자동차의 독특한 성격을 적절하게 포착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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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은 허구와 현실을 오가며 진행된다. 영화가 시작되면 허구보다 기이한 ‘성철’의 경험이 먼저 제시되고, 현실처럼 느껴지는 ‘정웅’의 시나리오가 뒤이어 등장한다. 둘은 성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만나는데, 정웅은 성철에게 그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도 되는지 묻는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두 이야기는 묘하게 엇갈리고 마침내 서로를 침범하는 순간에 이른다. 전작 〈레슨〉(2023)에서 꿈의 이미지를 주요 소재로 활용했던 김경래 감독은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영화에서 흐릿한 경계의 공간으로 두드러지는 곳은 자동차 안이다. 성철은 처음 만난 ‘은별’의 차 트렁크에 실린 수상한 상자를 같이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는 그날 밤 침실 대신 차 안에서 잠을 청한다. 정웅의 시나리오 속 인물들은 차 안에서 이별을 통보하거나, 아무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일기를 쓰기도 한다.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그려지는 자동차를 빌려달라는 요청은 다소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그러나 창문을 내리거나 문을 열면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성철의 수면은 출근 시간에 창문을 두드리는 아내에 의해 중단된다. 그는 차에서 내려 아내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이별의 순간은 차 안으로 들어오라는 신호가 선행되어야 가능하고, 일기를 쓸 때도 두 남녀는 열린 창문을 두고 대화를 나눈다.
이러한 순간이 모두 정지된 상태에서 벌어진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이인〉에서 이동하는 자동차의 이미지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정지 상태는 자동차의 공간적 성격을 부각함과 동시에,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는 긴장감을 부여한다. 아무도 없는 차 안에 카메라가 고정되어 있고, 저 멀리서 차를 향해 걸어오는 성철을 찍는 장면이 있다. 성철이 가까워지는 동안, 곧 다가올 움직임에 대한 긴장감이 커진다. 정작 성철이 차를 운전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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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열 감독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2021)에서 감독 자신이 연기한 ‘영태’의 직업은 대리운전 기사다. 그는 먹고살기 위해 매일 밤 대리운전을 하다 술에 취한 손님의 폭언에 즉시 차에서 내린다. 영태는 타인의 내밀한 공간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을 지키기 위한 주체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영태의 아내 ‘정희’가 사채업자를 만나는 은밀한 공간 역시 자동차 안이다. 부부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각자의 방식으로 타인의 공간, 자동차에 타고 내린다. 영화는 그 선택이 설령 위험으로 이어지더라도 삶의 지속을 위해 경계를 넘기로 결심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인디즈 남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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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감독 박송열
출연 원향라, 박송열
90분|극영화|2022
실직한 후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부부 ‘영태’와 ‘정희’. 비록 대리운전, 교사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을 전전하지만, 그날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따뜻한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희’의 모친 생일날이 다가오고, 저마다 선물을 준비해온 형제들과 달리 빈손으로 온 부부는 ‘현타’를 느끼고 급기야 서로의 탓을 하기 시작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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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향하여 - 〈이인〉 김경래 감독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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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의 시사회가 열렸던 지난 5월 말, 인디스페이스에서 인디즈가 김경래 감독을 만났습니다. 김경래 감독은 그간 특유의 연출 방식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만들어 왔는데요. 고유한 연출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본 인디즈의 질문과, 단단한 내면이 그대로 묻어난 김경래 감독의 답변을 함께 만나봅니다. 김경래 감독이 발로 뛰는 홍보 전략과 자체 개봉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이인〉을 연출함에 앞서 참고했던 많은 책들의 목록도 함께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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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향하여
〈이인〉 김경래 감독 인터뷰
영화제에 가면 매년 보이는 이름이 있다. 변화와 꾸준함을 동시에 지닌 창작자는 늘 반갑다. 지난 몇 년간 왕성하게 새로운 시도를 이어온 김경래 감독의 신작 〈이인〉이 인디스페이스에서 관객을 찾는다. 극장 뒤편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에게 작품의 방법론과 창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찰나의 생각과 느낌을 적확하게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언어의 솔직함 사이로 고민의 깊이가 엿보였다.
영화의 제목에 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 제목인 “이인”과 영제 “A Water[s]” 모두 알쏭달쏭한,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제목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는지, 감독님께서 제목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감각은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원래 제목은 〈Lake Valley River Beach〉로 지었는데 전주국제영화제의 워크인프로그레스에서 너무 단순하다는 피드백이 있었어요. 그래서 바꾸려고 고민 중일 때, 정승민 작가가 챕터마다 물이 나오니까 ‘Water’ 뒤에 대괄호를 열고 ‘s’를 붙여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사실 문법에 맞지 않지만 조금은 모순적이고 이상한 지점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택하게 되었어요.
한국어 제목 같은 경우에는 카뮈의 『이인(이방인)』에서 가져왔는데요. 너무 뻔한 제목은 아닌가 고민했지만, 영화에 전체적으로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이 나온다는 의미, 그리고 조금은 이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의미 모두를 포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수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정웅’은 ‘성철’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도 되냐고 묻고, 성철은 이에 언제까지 “남의 이야기를 훔쳐 쓸” 생각이냐며 면박을 줍니다. 창작자로서 이야기를 떠올리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는 주로 어디에서 시나리오의 영감을 얻으시는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주로 소설에서 많이 얻는 것 같아요. 한 90% 정도? 〈이인〉 같은 경우에는 작법의 차원에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로부터 많은 힌트를 얻었어요. 지문과 대사가 굉장히 간략한데 이야기의 힘은 되게 강력한 작품이거든요. 이런 부분을 영화화하는 방식에 대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고민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내용에 대한 영감은 주로 경험이나 제가 보았던 것, 들었던 것의 총합이에요. 다만 있는 그대로 쓰는 건 아니고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때 와서 결합하는 식으로요. 제일 중요한 건 정승민 작가와 대화를 나누며 시너지가 나는 부분입니다. 마치 핑퐁처럼 오가는 서로의 아이디어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럼 특별히 좋아하는 소설 작가가 있으신가요?
매번 바뀌긴 하는데 요즘은 미시마 유키오를 읽고 있습니다. 『금각사』로 시작해서 처음에는 탐미주의 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다른 작품들을 보니까 너무 재밌더라고요. 안 바뀌는 단 한 권의 책으로는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을 계속해서 바이블처럼 지니고 있고요.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도 매년 한 번씩 다시 읽어요. 재독을 많이 하는 편이라 집에 있는 소설책들을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지금 가방에는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이 있는데요. 다섯 남녀가 사랑 때문에 서로 질투하고 의심하는 내용인데 하나도 안 어렵고 끝까지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추천합니다.
계속해서 문학이나 영화 등 다양한 레퍼런스에 대한 언급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문학 작품과 관련한 내용을 꾸준히 말씀해 주신 것이 흥미로웠는데요. 문학에서 어떤 식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영화보다는 텍스트가 주는 힘이 저에게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는 소설의 좋은 지점을 영화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요. 이 장면을 어떻게 이미지화하면 내가 느꼈던 소설의 감각을 영화로 옮길 수 있을까, 하는 식의 고민이죠. 〈우아한 시체〉는 제가 『설국』에서 읽었던 장면을 가지고 왔어요. 그 책에 시골 게이샤가 남자 주인공에게 밤송이를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사소하면서도 인물의 감정이 전부 느껴지는 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제 작품으로 옮겨와 나름대로 인물의 감정에 맞게 스타일을 바꿔보기도 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계속 책에서 많은 영감을 얻으려고 해요.
인디즈 남홍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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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만나기 힘든 독립영화이지만, 그래도 집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종종 있지요. 김경래 감독의 이전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이맘때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하기도 했던 〈레슨〉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왓챠, 웨이브, 티빙 등 다양한 OTT에서 만날 수 있어요. 〈이인〉과 비슷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색다른 줄거리가 매력적인 〈레슨〉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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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감독 김경래
출연 정승민, 이유하, 전한나
96분|극영화|2025
영어 과외 강사 ‘경민’은 3년째 연인 ‘선희’와 안정적인 연애 중이다. 큰 문제 없이 흘러가던 일상. 하지만 선희의 결혼 압박이 점점 경민을 조이기 시작한다. 결혼식에 함께 참석해 달라는 작은 부탁조차 무겁게 느껴진 어느 날, 두 사람의 관계엔 처음으로 깊은 균열이 생긴다. 그 무렵, 과외 학생의 소개로 ‘영원’을 만나게 된 경민. 피아노를 가르치는 영원은 “자막 없이 영화를 보고 싶다”며 영어 과외를 요청하고, 경민에게 피아노 레슨을 물물교환처럼 제안한다. 정해진 시간에 만나, 서로의 재능을 주고받는 단순한 관계. 그러나 작은 호기심과 잔잔한 대화들이 쌓여, 언제부터인가 경민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익숙했던 관계는 위태로워지고, 새로 시작된 관계는 애매한 온도로 마음을 어지럽힌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세 사람의 마음이 교차하는 순간, 그들 사이의 이름 없는 감정이 조금씩 얼굴을 드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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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은 인디스페이스에서만 상영하면서 '미니 인디토크' 방식으로 관객들을 자주 만나왔어요. 이번 주에는 정지혜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김경래 감독, 정승민, 손준영 배우가 함께 GV에 참여한다는 소식입니다. 평소 김경래 감독의 영화를 눈여겨 봐왔다면, 〈이인〉에 대한 정지혜 평론가의 질문이 궁금하다면! 여기에서 4천 원 할인받아 예매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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