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녹색섬> (감독 이성민)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325 〈콘크리트 녹색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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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 오늘의 큐 💡
Q. 세상에서 초록이 사라진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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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는가 싶더니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렸던 요 며칠이었습니다. 모두 비 피해 없으셨기를 바라요. 9월의 시작이 험난했던 만큼, 다가오는 가을과 추석쯤에는 마음 넉넉해지는 소식들만 들려오면 좋겠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이성민 감독의 다큐멘터리 〈콘크리트 녹색섬〉입니다. 어린 시절을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에서 보낸 감독은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재건축에 따라 단지 안의 녹색섬, 즉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던 공간마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감독은 카메라로 그 소중한 시간을 담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뉴스레터에도 역시 인디즈의 글이 함께합니다. 모두 〈콘크리트 녹색섬〉을 보고 자신이 어릴 적 살던 공간을 떠올렸고, 그 경험을 글에 녹여주었어요. 아마 우리도 〈콘크리트 녹색섬〉을 보게 된다면 저마다 지나온 터전을 마음으로 되짚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건물이 무너지고 나무들이 베이는 것은 단지 무언가가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을 겁니다. 나무가 없어진다는 것의 의미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요 며칠 뉴스로 접한 세계의 소식들과도 맞닿아 있을 거예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영화들이 우리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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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콘크리트 녹색섬〉 리뷰|나무가 사라지는 동안
2. 〈별나라 배나무〉와 함께|관심을 통한 변화
3. 인디토크와 함께 했던 시간|나무 옆의 사람들
4. 〈혼자〉와 함께|따로 또 같이 살아가요
5. '교차서신' 상영회 소식|아시아 다큐멘터리 연대 상영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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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사라지는 동안
〈콘크리트 녹색섬〉
어릴 적에 살았던 동네를 찾아가 본 적이 있다. 대단히 오래 살았던 것도,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추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딱 4년. 처음으로 자아가 형성되어가던 시기에 머물렀던 동네였다. 동네는 그대로인데, 나는 변했다. 더 이상 그곳엔 웃으며 떠들 친구들이 없고, 흐릿해진 추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시간이 더 지난 지금, 그 동네는 마치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것처럼 낯설게 다가온다. 그런데 만약 그곳이 사라졌다면? 외부의 요인에 의해 내가 기억하는 모든 것들이 몽땅 사라지게 된다면? 동네를 다녀온 뒤의 감상은 아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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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녹색섬〉에서는 크고 울창한 나무들로 가득했던 개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며 자라온 사람들이, 과거의 추억을 꺼내놓는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그때를 생각하며 뭉클해지는 마음도 변함없이 존재하지만, 그곳을 둘러싼 풍경은 모두 바뀌어갈 준비를 한다. 지금의 개포동을 떠올리면 ‘강남’이라는 이름과 함께 높디높은 집값이 먼저 떠오른다. ‘개도 포르쉐 타는 동네’라는 유머 아닌 유머가 통하는 곳, 하지만 과거의 개포동은 지금과 달랐다. 서울 한복판에 울창한 숲처럼 세월이 담긴 나무들이 우거진 동네였다. 갯벌을 메워 만든 땅 위에 사람들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고, 그곳에 다시 나무가 뿌리 내리며 오랜 시간이 쌓여 왔다.
재개발이 결정된 이후, 감독은 바쁘게 움직인다. 수많은 마음을 꺼내어 보이는 대신,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움직인다. ‘나무가 훼손되지 않게 해주세요.’ 매일같이 작업 현장을 찾아 나무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지켜보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무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남긴다. 구청을 비롯한 기관에 전화를 걸고 또 걸어 나무를 지켜달라 부탁한다. 하지만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려면 나무가 베어져야 하는 것이 이곳의 당연한 논리였다. 누군가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인 나조차 한순간, 정말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 부끄러운 질문은 한 장면을 목도하고, 완전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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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쓰러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우리의 삶이 편안해질수록, 풍요로워질수록 나무가 희생된다는 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무가 실제로 쓰러지거나 베어지는 장면을 본 경험은 없다. 영화는 개포동의 재개발을 위해 나무가 쓰러지는 순간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다. 그리고 그 순간의 충격은 아주 크게 다가온다. 나무가 땅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소음을 만들어냈고, 스크린 너머로 땅이 울리는 게 느껴질 만큼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나무는 그냥 그렇게 쓰러졌다. 소리치거나 울지도 않고,
뚝.
쓰러졌다.
나무가 죽는다. 그렇게 죽임을 당한다. 이 세상의 크나큰 무언가가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를 베어내는 일이 충격적으로 다가온 건 단순히 한 생명을 해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개발을 위해 치워야 할 대상인 나무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찬란한 추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스크린을 통해 ‘개포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나무들이 한 사람의 기억을 넘어 오랜 시간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러면서도 나무 대신 들어선 건물이 누군가의 삶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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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하늘이 무섭게 비를 쏟아냈다. 유독 삭막하게 느껴지는 콘크리트 위로 멈출 줄 모르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직 이 도시에 남아 있는 녹색섬만큼은, 저 비를 양분 삼아 조금 더 울창해졌으면 좋겠다고.
인디즈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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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녹색섬〉
감독 이성민
출연 이성민, 우종영
103분|다큐멘터리|2026
개포주공 키즈인 나는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모두가 아파트 단지 속 녹색섬을 기억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나무와 그 안에 담긴 시간을 지키고자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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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통한 변화
〈콘크리트 녹색섬〉 그리고 〈별나라 배나무〉
과장을 좀 섞어 말하면, 아파트 단지가 세상의 전부였던 시기가 있었다. 매일 같은 시간이면 별다른 약속 없이도 다들 공터에 모이고, 종일 야구나 딱지치기, 숨바꼭질을 하다 저녁 시간이 되면 집에 들어가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숨바꼭질 도중 단지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우리들의 암묵적 금기사항이었다. 비록 모두가 단지 안의 숨기 좋은 곳을 파악하고 있어 금세 잡혀버리는 일도 잦았지만 말이다. 중학교 때 단지가 훨씬 작은 아파트로 이사한 이후로, 종종 그 공간이 그리워질 때가 있었다. 나무 뒤에 숨어 술래의 발소리에 귀 기울이고, 사라진 공을 찾아 풀숲을 뒤적거리던 순간을 떠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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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녹색섬〉은 재건축 계획에 의해 사라질 예정인 강남 한복판의 아파트 단지와 그곳에 수십 년째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나무들이 주인공이다. 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단지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단지를 산책하는 행사를 기획한다. 사람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도심 속의 무성한 숲을 거닐며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들의 아쉬움 가득한 회고를 기록한다. 감독은 이 특별한 콘크리트 녹색섬을 조금이라도 보존할 방법을 모색한다.
영화는 적극적으로 재건축 반대 투쟁을 벌이거나, 주어진 상황에서 선악 구도를 나누려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곧 사라질 공간을 감각하고 기억하는 일에 주목하는 것이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수한 수목 중 몇 그루 정도는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다. 그러나 그 소망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아파트 단지 내부의 벌목은 꾸준히 진행된다. 끝내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최후의 22그루조차 베어지고야 만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실패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감독은 마지막 나무들의 행방을 추적하고, 그 흔적을 알리고 기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세상은 단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를” 일들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통해 변화한다. 그러니까 〈콘크리트 녹색섬〉은 우리에게 그 관심의 당위를 설명하는 작품이다. 거목이 육중한 소리와 함께 맥없이 쓰러질 때 가슴이 내려앉았다면, 당신에게도 작은 변화의 손길이 가닿은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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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나라 배나무〉 역시 아파트 단지에서 출발한다. 아기 고양이를 구조한 감독은 이 작은 생명체가 아파트까지 오게 된 경로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울타리를 넘어 도착한 땅에는 과거 번성했던 배밭,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온 무수한 존재들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는 도시의 역사를 탐구하며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는 경계를 허물어 내려 시도한다. 감독 개인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탐구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주제로 확장된다. 또다시 관심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본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영화들이 필요한 이유다.
인디즈 남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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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나라 배나무〉
감독 신율
출연 배나무, 배밭 가족, 아기고양이 룡이, 이수철 프란치스코 수사, 김태린, 율, 별내 배밭 생명들과 그 과거
34분|다큐멘터리|2025
우연은, 찰나에 느닷없이 우리에게 닿고 기억으로 두터워진다. 아파트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게 된 율. 아기 고양이가 버려진 정황을 쫓다 난생처음 아파트 울타리를 넘는다. 그곳은 가을이면 실한 황금빛 ‘배’가 한가득 여물던 땅.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서고 배밭은 사라져 가지만 그 안에 여전히 살고 있는 생명들의 사계를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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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녹색섬〉이 개봉하고 나서 첫 주말이었던 8월 22일 토요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이성민 감독과 우종영 나무의사가 함께 한 인디토크가 열렸습니다. 영화의 주축인 두 사람의 만남부터,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나무의사' 직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나무를 더욱 사랑하고 싶어지는 오늘, 함께 읽기 좋은 그날의 대화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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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6년 8월 22일(토) 오후 1시 상영 후
참석 이성민 감독, 우종영 나무의사
진행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나무는 거기 있을 뿐이다. 말 없는 나무에게 각자의 의미를 품는 건 어쩌면 사람만의 기질. 누가 나무와의 시간을 애틋해하든, 누가 어떤 이름을 붙이든, 나무에겐 전혀 중요치 않다. 하지만 그런 나무에게조차 마음을 갖는 게 사람이라면, 그런 김에 ‘지킨다’라는 명목으로 조금 더 질척거려 봐도 되지 않을까? 어릴 적 보았던 나무들에게 10년을 바치는 사람처럼. 베어지는 나무를 보며 함께 상처받는 사람들처럼.
이은선: 이성민 감독님께서 어린 시절의 동네를 찾고 기록하면서 〈콘크리트 녹색섬〉이 완성되기까지 10여 년이 걸렸습니다. 한 대상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기록할 때 10년이라는 세월이 작업자에게는 어떤 시간인지 궁금해요.
이성민: 사실 시작은 정말 우연히 개포동에 갔던 건데요. 아직 남아 있는 풍경과 나무들을 보고 ‘이 나무들이 왜 다 사라져야 하지?’라는 질문을 쫓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그렇게 흘렀네요. 저도 나무를 보면서 이렇게 많은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게 될지 처음엔 몰랐어요.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하는 의문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요.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끔 해줄 길라잡이가 필요해서 우종영 선생님과 만남을 청했어요. 여러 전문가분들을 만나 뵙고 책도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걸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은선: 어떤 대상을 오래도록 바라보면 그것과 나를 동일시하게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감독님께도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그런 순간이 있었겠구나 느꼈어요. 예를 들면 영화에 이런 내레이션이 나와요. “나무는 매일 상실과 회복을 반복하며 성장한다. 과정이 지루하고 답답하더라도 그 과정을 거쳐 더 잘 자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성민: 〈콘크리트 녹색섬〉을 작업하면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의미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는데요. 때론 하는 일에 대해 의문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간절함이 생겼던 것 같아요. 이 나무들이 제게 그냥 나무가 아니게 된 거죠.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잘 안됐다’는 식의 결과로만 끝내고 싶진 않았어요. 결과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더 잘 남기고 싶었어요. 그 과정에서 겪은 ‘상실’이 나무가 준 가장 큰 배움인 것 같아요.
우종영: 지구상에서 가장 인류에게 호의적인 생물체가 나무예요. 우리 동네에 전봇대가 100년째 있었다 하더라도, 그 전봇대 밑에서 술래잡기를 했더라도, 전봇대에 대해 이렇게 큰 의미는 안 가질 거예요.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상실감은 대상이 나무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나무의 나이테를 디스크 LP판이라고 생각해요. 죽은 나무를 얇게 썰어서 턴테이블에 놓고 바늘을 얹으면, 나무가 살아온 세월 동안의 바람 소리, 새소리, 아이들 노는 소리, 모든 소리가 기록되어 있을 거라는 거죠. 그 나무 안에 나의 존재도 기록되어 있을 거예요. (중략)
인디즈 강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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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녹색섬〉은 삭막한 도시에서 개인으로 살아가는 일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함께 보기 좋은 단편영화로 이경호 감독의 〈혼자〉를 소개해요. 시각장애를 가진 '선미'(신지이)는 가족으로부터 독립한 후 혼자서 성실히 살아가는 삶을 꾸려갑니다. 그런 선미의 곁에는 소중한 친구 '영선'(강진아)'이 함께 합니다. 장애인 자립과 관련한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일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극영화 〈혼자〉는 〈콘크리트 녹색섬〉과 함께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일에 대해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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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REVIEW
선미의 출근길에는 이름 모를 아이가 동행한다. 매 시간, 매번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인도를 해 주다 언제 그랬냐는 듯 홀로 돌아서 멀어지는 아이. 선미는 아이가 늘 궁금했다. 시각 장애를 가지게 된 이후 독립을 하여 늘 사람과 세상을 상상해야 했고, 이따금 그런 선미를 기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애인으로 홀로 살아가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헤아려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선미에게 세상을 표현해 주는 언니 영선과 두 사람 앞에 나타난 말이 없는 손님. 어떤 말을 건네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의아하기만 하다. 〈혼자〉는 장애인이 마주하는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영화다. 거부당하고,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홀로 살아가는 방법을 완전히 깨우치기도 한다. 후천적인 장애를 가진 선미와 발걸음을 함께 해 주는 영선과 아이,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 〈혼자〉는 말한다. 보이지 않는 마음이 온전할 수 있음을. 그리고 혼자가 고독하지만은 않음을. 인디즈 박은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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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감독 이경호
출연 신지이, 강진아, 정은경
19분|극영화|2024
📍 시놉시스 시각 장애를 가지게 된 선미는 가족과 싸우고 갑작스런 독립을 한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선배 언니의 북카페에서 일하던 어느 날, 유난히 말 없는 손님이 찾아온다. 📍연출의도 혼자라서 비로소 혼자가 아닐 수 있었던 어떤 날들. 장애인 자립에 대한 이야기를 제도적 측면에서 다루기보다, 누구나 당연하게 맞이하는 일상 적인 풍경, 일기처럼 그리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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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 '교차서신' 상영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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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다큐멘터리 상영 소식을 찾아 헤매는 당신에게! 이번 주 토요일,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교차서신' 상영회를 소개해 드립니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연대 상영회'를 부제로 열리는 이 기획전은 2019년에 한국과 인도에서 있었던 일을 2026년 현재에 다시금 극장으로 불러봅니다. 두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마지막 시간에는 플랫폼 C의 홍명교 활동가와 임지수, 나우신 칸 감독 등이 함께하는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연대 상영회 교차서신]
✏️ 소개글
2019년, 아시아 곳곳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회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기록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는 ‘서신’을 통해 서로에게 닿았고, 이제 한자리에서 만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합니다. 실패로 끝난 것 같았던 투쟁은, 정말 ‘실패’로써만 남았을까요? '교차서신'은 2019년의 경험이 2026년의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그리고 서로 다른 자리의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연결될 수 있는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상영일정 2026년 9월 5일(토)
16:30 〈파기상접: 깨진 그릇 붙이기〉+GV
18:45 〈꿈의 나라〉+GV
20:30 [세미나] 2019년의 아시아와 2026년의 연대 (무료 입장)
- 참석: 플랫폼 C 홍명교 활동가 & 임지수, 나우신 칸 감독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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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상접: 깨진 그릇 붙이기〉
감독 임지수
72분|한국|다큐멘터리|2025
201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내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대응했던 '나'와 친구들. 그러나 '미투'가 우리에게 남긴 건 상처뿐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묻어둔 시절을 마주하며 부서진 그릇을 붙이는 어리석은 시도를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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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나라〉
감독 나우신 칸
74분|인도|다큐멘터리|2023
'인도 시민권 수정법 2019’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하다. 감독은 시위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무슬림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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