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의 사랑> (감독 김덕중)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327 〈트루먼의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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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오늘의 큐 💡
Q. 혼자가 아닌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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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소매로는 버티기 힘든 선선함에 문득 가을이 다가왔음을 실감합니다. 노곤한 아침 공기는 어찌나 무거운지, 몸도 마음도 축축 늘어지기 마련이고요. 요즘 들어 아침잠이 많아진 것도 괜히 날씨 탓을 하게 됩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떴다가 다시 잠들어 아침 알람이 울리기를 기다리는 사이, 꼭 꿈을 꾸곤 하는 분 계신가요? 선잠에 들어서 그런지 저 역시 이른 아침이면 꿈을 한가득 꾸곤 하는데요. 오늘 함께할 영화 〈트루먼의 사랑〉은 어스름한 새벽의 풍경을 닮았습니다.
속기사로 일하는 '지연'(이주우)은 어느 날 '에러' 현상이 발생하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일제히 행동을 멈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치 세상이 잠시 멈추고 나만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동시에 갈피를 알 수 없는 대화가 지연에게만 들리기도 합니다. 자신이 이 현상을 자각하는 '트루먼'임을 알게 된 지연은 자신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또 다른 트루먼, '현식'(배유람)과 '문성(김신비)'을 만나게 됩니다.
나만이 이 세상의 특별한 존재인 줄 알았지만, 비슷한 사람들은 더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트루먼인지 확인하고 싶어도 티 내지 않고 알아낼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고요. 어쩌면 모든 연애도 이렇게 뿌옇고 모호한 마음을 탐구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사랑 그 자체를 모두 꿈이라고 믿는 게 편할지도요. 〈트루먼의 사랑〉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들을 전해드립니다. 사랑을 타고 현실과 이상을 넘나드는 영화들이 님께 멋진 의미로 다가가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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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이라는 오류|〈트루먼의 사랑〉, 〈메기〉
2. 김덕중 감독이 선사하는 말맛의 세계|〈에듀케이션〉, 〈컨버세이션〉
3. 강진아 배우의 매력속으로 퐁당|〈추석 연휴 쉽니다〉
4.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우린함께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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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오류
〈트루먼의 사랑〉 그리고 〈메기〉
사랑이란 무엇일까. 세계밖으로 자꾸 빠져나가려는 당신을 붙드는 것일까? 어쩌면 그 어딜지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함께 뛰어드는 일일까? 도저히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의견 앞에 세 남녀가 서있다. 그렇게 굽혀지지도, 남들과 같아지지도 않는 사랑 앞에서 우리는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쥐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렇게 우리는 늘 사랑 앞에서 ‘트루먼’이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선, 사랑은 온통 오류투성이다. 누군가가 툭 튀어나온 송곳처럼 느껴질 때, 그를 알아보고 그 모난 부분을 내 모자란 것으로 채워주고 싶을 때 우린 비로소 ‘사랑’을 시작한다. 마치 라이어들 사이에서 에러를 알아본 트루먼들의 사랑을 담은 이 영화처럼 말이다. 사랑이란 트루먼을 자처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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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된 트루먼의 사랑은 평범함을 밀어내지만, 시간에 의해 마모된다. 그렇게 사라져가는 특별함 속에 우리는 서로에게 다시 라이어 같은 존재가 된다. 이런 서글픈 평범함을 사랑의 종말로 읽지 않으려면 우리는 믿어야 한다. 눈 앞의 진실보다 내가 알고 있는 너를 믿는 것. 그 사람의 오류를 섣불리 그 자체라고 단정짓지 않는 것. 영화 〈메기〉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이상한 행동 하나가 의심의 증거가 되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이렇게 믿음은 아주 쉽게 무너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누굴 믿을 것인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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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그에게서 ‘오류’를 발견했을 때. 기꺼이 나를 위해 세계의 끝으로 떠나주겠다는 그가 오류를 보일 때, 그때도 우린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어쩌면 사랑은 그 순간에 다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알던 너와 지금의 네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차이를 거짓말이라 부르지 않는 것. 결국 사랑은 상대가 끝까지 트루먼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일이 아니라, 어느 순간 그가 라이어처럼 보일 때에도 한 번 더 그를 믿어보는 일일 테니까.
인디즈 정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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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의 사랑〉
감독 김덕중
출연 배유람, 이주우, 김신비, 강진아
146분|극영화|2026
속기사 지연은 어느 날부터 세상이 멈추는 이상 현상을 목격한다. ‘에러’가 발생하면 모두가 하던 행동을 멈추고 굳어버리지만, 트루먼인 지연만은 그 세계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지연은 또다른 트루먼을 찾아 헤매다 현식과 문성을 만난다. 셋은 이 거짓 세계의 바깥을 향해 함께 떠나려 하지만, 지연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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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감독 이옥섭
출연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천우희
89분|극영화|2019
이 곳은 마리아 사랑병원. 오늘은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 한 장으로 병원이 발칵 뒤집혔어요! 세상에! 저를 가장 좋아하는 간호사 윤영 씨는 소문의 주인공이 자신과 남자친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과연 윤영 씨는 이 의심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아,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메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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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의 사랑〉까지 총 세 편의 장편 연출작을 개봉시킨 김덕중 감독의 전작들을 만나봅니다. 각각 2020년과 2023년에 개봉한 〈에듀케이션〉, 〈컨버세이션〉이 그 주인공인데요. 김덕중 감독은 모든 작품의 각본을 자신이 직접 작성하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들의 면면을 지켜보면 김덕중 감독 특유의 말맛이 영화에 묻어나는데요. 작품들을 한데 몰아보면 김덕중 감독이 그리는 사랑과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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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케이션〉
감독 김덕중
출연 문혜인, 김준형
98분|극영화|2020
사회복지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는 ‘성희(문혜인)’는 한국을 떠나 스페인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장애인 활동 보조 아르바이트는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수단일 뿐, 그저 남들처럼 덜 일하고, 더 받고 싶던 ‘성희’는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 생활하는 중증 장애인의 집을 새롭게 배정받는다. 일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엄마를 홀로 돌보아오던 고등학생 ‘현목(김준형)은 사사건건 ‘성희’를 성가시게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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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세이션〉
감독 김덕중
출연 조은지, 박종환, 곽민규, 김소이, 송은지, 곽진무
120분|극영화|2023
20대 후반 파리에서 함께 유학했던 은영, 명숙, 다혜. 오랜만에 불어로 대화를 시도하며 장난스레 추억을 끄집어내지만 현재 30대 후반이 된 이들은 사실 서로 다른 각자의 삶에 대해 고민하기 바쁘다. 한편 승진, 필재는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유모차를 끌며 빙빙 돈다.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현재에 닿지 못하고 겉돌기만 할 뿐이다.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게임을 통한 티키타카 대화의 향연! 핑퐁 같은 이들의 대화는 늘 의도와 다른 결말을 향해 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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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의 사랑〉에는 독립영화 팬들에겐 꽤 익숙한 얼굴이 등장합니다. '희선' 역으로 강진아 배우가 등장하는데요. 그간 강진아 배우가 맡아 온 밝고 당찬 캐릭터와는 달리 '희선'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인물이지요. 마치 마음속 깊숙한 곳에 비밀을 담고 있는 듯한 미스터리함도 느껴집니다.
강진아 배우의 수많은 출연작 가운데 오늘 함께 보기 좋은 영화로 〈추석 연휴 쉽니다〉를 가져왔어요. 남순아 감독의 재치에 더해 임성미 배우의 매력이 얹어진 단편인데요.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온 식당과 가게가 다 문을 닫아 버린 서울 어느 동네의 평범한 풍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업무가 밀린 프리랜서 이영(임성미)의 집에 기혼자 친구 다정(강진아)이 갑자기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어요. 어쩌면 다음 주 이 시간쯤, 누군가 실제로 겪게 될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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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쉽니다〉
감독 남순아
출연 강진아, 임성미
20분|극영화|2022
추석 연휴, 혼자 사는 이영의 집에 결혼 후 멀어진 친구 다정이 갑자기 찾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영은 다정을 돌려보내려 하지만, 다정은 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결국 둘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추석을 보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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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빼고 세상이 동시에 멈춰 버리는 이상 현상, 〈트루먼의 사랑〉 속에서는 때때로 크게 놀랄 일이 아니게 돼죠. 현실인지 꿈인지, 상상인지 진짜인지 알쏭달쏭한 매력을 담은 영화를 소개해요.
이연철 감독의 〈우린같이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는 한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생활은 때때로 영화가 되고 소설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내용이 사실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에 대한 은유일까요? 모호한 연애의 모습을 박종환, 임선우 배우가 공들여 연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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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같이 영화를보고 소설을읽어〉
감독 이연철
출연 박종환, 임선우
28분|극영화|2019
경수는 유진의 대문을 두드린다. 그녀가 문을 열어주자, 어떻게든 화해를 하려 눈치를 살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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