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가면> (감독 장병기)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271 〈여름이 지나가면〉 |
|
|
7월 30일 오늘의 큐 💡
Q. ☀️ 여름아 부탁해? |
|
|
여름.. 너무.. 더워.. 에어.. 컨을.. 틀어..!!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중얼거렸던 지난 일주일이었어요. 아침에도 밤에도 더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다들 이 무덥고도 쨍한 날을 어떻게 버티고 계신가요? 저는 아침엔 찬물 샤워, 낮엔 에어컨 바람, 저녁엔 콩국수 또는 열무국수로··· 😋 간신히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답니다. 얼른 여름이 끝나기를 바라면서요.. 😇
장병기 감독의 〈여름이 지나가면〉은 왠지 이 더위가 끝나기를 바라는 제 마음을 대변해 줄 것 같아요. 영화는 학기 말, 그리고 여름방학에 들어선 '기준'과 '영준' 그리고 '영문'의 이야기입니다. 농어촌 특별전형을 노리는 엄마를 따라 무작정 시골로 이사 온 기준의 눈에 어떠한 '멋짐'을 가득 챙긴 영문이 들어옵니다. 무수한 그늘을 숨긴 채 반항아 타이틀로 동네를 누비는 영준과 영문 형제는 자신들을 선망하는 기준과 자주 부딪히게 되지요. 영화 속에서 이제 막 시작된 여름이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 아무도 모른 채 그들은 여름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오늘은 〈여름이 지나가면〉과 함께 만나면 좋은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덧붙여 이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극장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도 같이 전해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온 우리의 여름, 모두들 안전하고 시원한 여름 나시기를 바라요! ⛱️ |
|
|
다름이 문제가 되지 않았던 여름
〈여름이 지나가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경계들이 있다. 어릴 적 친구들과 용돈을 얼마 받는지 이야기했을 때, 나보다 다섯 배는 더 많은 용돈을 받는 친구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느껴졌던 경험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 같은 줄 알았는데, 미묘한 위계가 있음을 최초로 깨달았던 순간.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옅어지더라도 그 씁쓸하고도 위축되는 감각은 피부가 기억한다. 〈여름이 지나가면〉은 13살, 15살 소년들에게 남성 사회의 위계질서를 투영해 그러한 미묘한 경계를 가시화한다. (중략)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는 잃은 것이 없는 기준과 삶이 송두리째 뒤틀린 영문이 남아 있다. 가장 명확한 차이는 기준은 떠나지만 영문은 시골에 남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다. 떠날 수 있는 자와 남아야만 하는 자 사이의 경계. 기준이 언젠가 그 경계를 깨닫게 될 때, 과연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뭐가 다른데요?"라고 묻는, 기준의 아직은 순수한 목소리가 맴돈다.
인디즈 김보민
|
|
|
〈여름이 지나가면〉
감독 장병기
출연 이재준, 최현진, 최우록, 고서희, 강길우
114분|극영화|15세이상관람가
진학을 위해 서울을 떠나 낯선 소도시로 이사 온 초등학생 기준. 새 학교에 등교하기도 전, 새 운동화가 사라진다. 모든 시선이 향하는 곳은 동네에서 소문난 형제, 영준과 영문. 기준은 지금까지 알지 못한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고 어른들이 그어 놓은 선을 넘나들며 가까워진다. 그리고 그 여름, 아이들의 세계가 조용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정말 다른 세상에 사는 걸까? |
|
|
모른 채 지나온 여름의 얼굴
〈여름이 지나가면〉 그리고 〈우리들〉
여름이었다,라는 말로 포장하기엔 낭만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더위 속에 우리가 한 시절을 떠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더위뿐만은 아니었던 어린 시절을 우린 어쩌자고 덜컥 불러내 그 기억에서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걸까? 시원하고 달큰하지만은 않은, 어쩌면 씁쓸하고 시큼했던 그 기억을 여름과 함께 되새기자면 사실 우리가 겪는 이 여름은 습하고 덥고 짜증스러운 얼굴과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중략)
〈우리들〉은 얼굴이 빨갛게 익다 못해 땀이 줄줄 나는 여름의 얼굴을 보여준다. 선과 지아의 여름을 보여주며 그들이 얼마나 재밌게 뛰어놀았는지를 조망한다. 우리가 기억을 애써 더듬어 달콤한 기억만 길어 올리며 공감하고 있을 때 영화는 사실 우리의 그 시절엔 씁쓸한 맛이 더 많았음을 말한다. 친구와 비밀을 나눌 때면 마치 포개진 것만 같았고, 멀어지면 영영 못 닿을 거리만큼 떨어진 기분이 들던 그 순간을 어른이 되어 되새기고 있자면 그 거리가 괜히 더 크게 느껴졌던 게 단지 몸집이 작아서였기 때문은 아니라는 걸 깊게 깨닫는다. 아직 손톱에 그날의 여름이 남아있는데 며칠 새 낯설어진 지금의 여름을 마주한 선의 얼굴을 보면, 그 시끄러운 피구의 현장에서 마주 보게 된 선과 지아의 시선을 바라보면 그 애들의 여름이 아닌 우리들의 시절이 여기 기록되어 있는 것만 같다. 갈증과 뜨거움으로 읽히는 그때의 여름을 돌아보며 우리는 지금 우리의 얼굴을 발견한다. 아픔을 사춘기란 말로 간단히 누르던 어른의 얼굴에서 과거의 내가 마냥 행복했으리라 믿었던 커버린 나의 무지를 깨닫는다. 더위에 목이 마른 것보다 놓쳐버린 뜨거운 손이 더 간절했던 영화 속 아이들의 말에서 지금 내 얼굴에도 서투름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래서 우린 여름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과거의 흔적을 길어 올리는지도 모른다. 모른 채 지나온 마음을 잘 접어 두기 위해.
인디즈 정다원 |
|
|
〈우리들〉
감독 윤가은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강민준
94분|극영화|2016
언제나 혼자인 외톨이 선은 모두가 떠나고 홀로 교실에 남아있던 방학식 날, 전학생 지아를 만난다. 서로의 비밀을 나누며 순식간에 세상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된 선과 지아는 생애 가장 반짝이는 여름을 보내는데, 개학 후 학교에서 만난 지아는 어쩐 일인지 선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 선을 따돌리는 보라의 편에 서서 선을 외면하는 지아와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선.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보려 노력하던 선은 결국 지아의 비밀을 폭로해버리고 마는데...
|
|
|
독립영화 덕질 좀 오래 해봤다면 아실 작품, 〈맥북이면 다 되지요〉를 소개합니다. 이 영화는 〈여름이 지나가면〉 장병기 감독의 전작 단편인데요. 2017년에 공개되어 그해 정동진영화제 땡그랑동전상을 받았답니다. (독립영화계의 황금종려상😎)
예전엔 소 팔아 자식 대학 보내줬다던데, 언젠가의 시골에선 소 팔아 아들 맥북 하나 사줘야 했던 신세··· 과연 엄마는 탐탁지 않은 현실을 이겨내고,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
|
|
〈맥북이면 다 되지요〉
감독 장병기
출연 김금순, 김준배, 표진기, 방은정
22분|극영화|2017
조기폐경 진단을 받는 효선. 아들 진수는 맥북을 사달라고 조른다. 집에 돈이 될만한 것이라고는 늙은 암소 한 마리뿐이다. |
|
|
이번 주 일요일, 시원한 극장에서 〈여름이 지나가면〉 인디토크가 열립니다. 이번 GV에서는 특별히 변영주 감독이 진행을 맡습니다. 더해서 장병기 감독은 물론, 영문-영준 형제인 최현진, 최우록 배우, 그리고 반장 역할의 정준 배우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감독이 감독에게 묻는 질문들은 물론, 같은 마을에서 함께 여름을 보낸 이웃 형제들의 이야기도 같이 들을 수 있는 이번 인디토크! 오직 인디스페이스에서만 펼쳐질 대화들이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4천 원 할인받고 예매해 보세요 😉 |
|
|
💸 [광고] 13,000원으로 하루 온종일 영화 보는 법 |
|
|
50,000원도 아니고, 무려 13,000원에 하루 영화 4편 보는 법이 있다..? 🤔
바로 바로 '2025년 국민 영화 관람 활성화 지원사업'을 소개합니다.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의 영화관 버전이라고 봐도 좋은데요. 티켓 한 장당 6,000원을 할인해 주는 꽤나 멋진 😎 이벤트이지요.
인디스페이스는 원래 10,000원이니, 할인하면 바로 4,000원에 한 편 볼 수 있고요. 조조나 청소년/경로/장애 할인 등등 기존 할인에 추가로 또! 할인을 해드리니 영화가 커피값보다 저렴하게 되었답니다. (커피 사서 영화 봐도 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 😍)
온라인으로 예매 시에는 최대 2장까지 할인받을 수 있어요. 타이니티켓 로그인 후, 예매 단계에서 할인 쿠폰을 바로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계정에 쿠폰을 미리 넣어드렸어요 😉
온라인 쿠폰을 다 사용했다면, 그 이후엔 극장 티켓부스로 오셔서 예매하시면 됩니다!
11시 이전에 시작하는 조조 영화는 누구나 1,000원에 볼 수 있어요. 나머지 세 편을 연달아 봐도 13,000원..! 😆 무더운 여름날, 모두 영화 할인 받고 극장에서 쉬어 가세요 💙
(+) 대학생이거나, 마포구·서대문구 주민이거나 직장인이라면?! 13,000원 → 10,000원!!! |
|
|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
|
|
우리를 만나는 영화관, 인디스페이스 indie@indiespace.kr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76, 와이즈파크 8층 02-738-0366 수신거부 Unsubscribe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