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카메라> (감독 성스러운)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 318 〈여름의 카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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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오늘의 큐 💡
Q. 여름, 비밀을 알기 좋은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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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계절이 시작되었어요. 해가 져도 기온은 내려갈 줄 모르게 되어서 산책이라는 단어는 조금 멀리하게 된 요즘인데요. 때마침 오늘은 초복이라고 해요. 저마다의 취향에 맞는 보양식으로 각자 남은 여름을 단단히 준비해 보아요. 💪
오늘은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독립영화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제목부터 계절감 물씬 풍기는, 〈여름의 카메라〉(성스러운 감독)입니다. 아빠를 따라서 종종 사진을 찍던 '여름'(김시아)은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에 한동안 카메라를 멀리합니다. 그러던 중 운명처럼 축구부 에이스 '연우'(유가은)를 마주치게 되고요. 첫눈에 반한 여름은 연우의 모습을 담기 위해 다시 카메라를 들게 됩니다. 예전에 아빠가 찍었던 사진을 마주한 여름은 그 속에서 비밀스러운 남자 '마루'(곽민규)를 보게 되고, 여름은 마루의 존재를 찾아 나서게 되지요.
김시아, 유가은, 곽민규 이 세 배우 주는 매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땀은 식어 있고,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카메라로 연결되는 사랑을 함께 이야기하는 〈폴라로이드 작동법〉, 곽민규 배우의 매력이 넘치는 〈수학영재 형주〉, 여름의 사랑을 더욱 힘차게 응원할 수 있는 영화 〈너의 안부를 물을게〉까지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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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의 카메라〉 리뷰|서툰 마음의 반짝임마저
2. 〈폴라로이드 작동법〉과 함께|뷰파인더 너머로
3. 〈수학영재 형주〉와 함께|독립영화의 얼굴, 곽민규 배우
4. 〈너의 안부를 물을게〉와 함께|'연대는 그저 솔직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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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마음의 반짝임마저
〈여름의 카메라〉
설익은 사랑이라 함은, 사랑에 농도가 어디 있겠냐마는, 미처 이름 붙이지 못한 마음도 있다. 결론은 하나가 둘이 된 망한 사랑이고, 한 명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다른 한 명은 홀연히 떠나간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여름의 습기가 지겨워도, 해가 지면 찾아오는 서늘한 공기 하나에 다시 이 계절을 견뎌내듯 〈여름의 카메라〉는 해마다 돌아올 여름의 조각을 필름으로 길게 이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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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우연히 축구부인 연우와 마주한다. 날아온 축구공에 놀란 마음도 잠시 뛰어가는 연우를 따라가다 홀린 듯 카메라를 든다.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여름은 사랑을 만난 듯하다. 사랑이 불러온 변화는 참 극적이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카메라는 그의 죽음 후 멈춰 있었지만, 사랑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셔터를 누르게 한다. 사람을 생동하게 하는 데에 이보다 더 선명한 계기가 또 있을까. 그렇게 다시 시작한 필름 현상에서 뜻밖의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사진에는 아버지의 연인이었던 마루의 얼굴이 담겨 있었고, 여름은 마루를 만나 자신이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시간을 곰곰이 들여다본다. 영화는 여름과 연우, 아버지와 마루를 번갈아 비추며 두 개의 첫사랑을 한 장의 사진처럼 포갠다. 서로 다른 시대의 사랑은 똑닮은 감정을 품은 채 여름을 통과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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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자신을 설명하거나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가고, 사진을 찍고, 설레고, 상처받는 과정은 너무나 평범한 사랑의 문법을 따른다. 반대로 아버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중앙선’에 빗대어 가며 세상과 섞여 살아갔다. 그런 아버지의 사랑은 현상하지 않은 필름 속에서 긴 시간을 견뎠고 여름의 손끝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의 카메라〉가 흥미로운 점은 퀴어 정체성을 이야기하며 갈등 서사나 부정, 화해 등의 구조를 택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동성애자인 아버지’라는 설정을 거대한 비밀처럼 다루지 않으며, 곧바로 ’아버지가 어떤 사람을 사랑했는지‘에 집중한다. 여름에게 놀라운 사실일 수는 있어도 삶 자체를 뒤흔드는 균열은 아닌 것이다. 여름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건 카메라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다.
빛에는 필연적으로 어둠이 필요하다. 사진이 빛만으로 완성되지 않듯 여름도, 마루도 저마다의 상실과 아픔을 통과하며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여름이 남길 필름에도 언젠가 지금의 사랑과 상실이 함께 새겨질 것이다. 어떤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해지기도 하니까.
인디즈 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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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카메라〉
감독 성스러운
출연 김시아, 곽민규, 유가은
83분|극영화|2026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던 ‘여름’. 하지만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카메라를 놓게 된다.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부 에이스 ‘연우’를 보고 첫눈에 반한 ‘여름’은 홀린 듯 아빠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게 된다. ‘여름’은 ‘연우’에게 사진을 주기 위해 필름을 현상하고, 그 속에 아빠가 고등학교 때 찍은 사진을 통해 숨겨왔던 비밀을 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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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로
〈그림자 아이〉 그리고 〈폴라로이드 작동법〉
사람의 시선은 좀처럼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다른 곳을 보려 해도, 눈은 이미 마음이 향하는 곳에 도달해 있다. 〈여름의 카메라〉와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모두 카메라를 손에 쥔 인물들을 보여주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렌즈가 향하는 풍경이 아니다. 그 너머에 있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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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카메라〉의 ‘여름’은 아버지가 남긴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과도 같다. 아버지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는지, 누구를 사랑했고 어떤 시간을 살아왔는지를 더듬는다. 한편으로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커다란 가방에 넣어 매일 등에 짊어진다. 여전히 과거를 놓지 못한 채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여름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진다. 자신의 사랑을 경험한 뒤에야 아버지의 옛 연인을 통해 그의 시간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제 여름에게 아버지는 추억 속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고 망설이며 살아갔던 한 사람이다. 그렇게 아버지를 다시 바라보게 되면서,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의 부재 역시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인다. 영화의 마지막, 여름의 등을 뒤덮었던 가방도 조금 작아진다. 이제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다니지 않아도 아버지를 잊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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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작동법〉에서도 카메라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매개체가 된다.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폴라로이드 사용법을 배우지만, 주인공의 시선은 카메라보다 선배에게 오래 머문다. 작동법을 설명하는 입술, 셔터를 누르는 손끝, 카메라를 건네는 움직임 하나에도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 정작 알게 되는 것은, 좋아하는 마음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잘못 찍힌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은, 짝사랑의 서툴지만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담겨 있다.
두 영화가 바라보는 대상은 다르다. 한 사람은 이미 떠난 아버지를, 다른 한 사람은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를 바라본다. 그러나 시선이 움직이는 방식은 같다. 마음은 언제나 사람을 향하고, 그 마음은 바라보는 이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여름은 아버지의 부재를 받아들일 용기를 얻고, 〈폴라로이드 작동법〉의 주인공은 서툰 짝사랑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간다. 사진은 순간을 남긴다. 하지만 두 영화가 붙잡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셔터가 눌리기 직전 누군가를 바라보던 마음이다. 지나간 시간을 더듬고, 막 시작된 마음의 떨림을 포착한다. 카메라는 결국 풍경보다 사람을 먼저 담는 도구가 된다. 그렇게 남겨진 시선은 사진보다 오래 마음속에 머문다.
인디즈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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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작동법〉
감독 김종관
출연 정유미
6분|극영화|2004
좋아한다. 얼굴이 달아오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무력하다. 슬프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배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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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카메라〉에서 영화의 미스터리를 한가득 안은 '마루' 역할은 곽민규 배우가 맡았습니다. 사실 인디즈 큐 구독자분들이라면 다들 익숙하게 아실 거예요. 곽민규 배우의 출연작 하나만 말해보라 해도, 구독자분들은 거침없이 술술 말씀하실 거라 믿어요. 그만큼 최근 십여 년 동안 곽민규 배우는 장편과 단편을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독립영화에 출연해 왔습니다.
곽민규 배우는 그만큼 다작왕이기도 하지만, 우리 생활에 밀착해 있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왔습니다. 오늘은 〈여름의 카메라〉 속 '마루'와 비슷한 듯 다른 곽민규 배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수학영재 형주〉를 인디즈의 리뷰와 함께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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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떻게 태어나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픈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고,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망 또한 자연스럽다. 열여섯 소년에게 설정된 유전병은 비극적이었고 급진적 행동에도 당위성이 있었다.
“내 인생에는 수학이 통하지 않는다.”
형주의 대사를 통해 영화 전체를 슥 엿볼 수 있다. 내내 형주의 모든 선택에는 오류가 있었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주는 전보다 더 편안한 얼굴로 아빠와 마주 앉아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마음 깊이 담아보았다면 〈수학영재 형주〉가 그리는 철딱서니 없는 반항에 딱밤 한 대 때려주고 싶고, 혼내는 말에 못 이기는 척 입을 삐죽 내밀며 밥을 먹고싶어진다. 포용에 매료되는 영화는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며 그 시간을 담아내는 캐릭터와 방식을 통해 언젠가, 누군가를 그리워할 관객에게 비슷한 결의 그리움을 선사한다. 아주 애틋하진 않더라도 흐릿한 기억을 모아 적당히 따듯한 감정을 가진 채 아직 오지 않은, 어떤 과거의 시간을 그립게 한다. 인디즈 박은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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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영재 형주〉
감독 최창환
출연 정다민, 곽민규, 김세원
118분|극영화|2025
수학으로 우주의 작동 방식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수학영재 ‘형주’. 엄마를 유전병으로 떠나보내자 자신 역시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을 깨닫고, 닮은 곳 하나 없는 아빠 대신 신장을 줄 수 있는 친부를 찾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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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카메라〉는 투명한 영화입니다.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 '여름'의 마음이 투명해서이기도 하지만요, 퀴어 정체성에 대한 혐오는 찾아볼 수 없는 맑은 미덕이 돋보이는 영화여서 더욱 그렇습니다. 여름은 첫사랑에 앞서 청소년기를 잘 지나고, 더욱 사랑에 성숙하고 멋진 어른으로 잘 자라날 수 있을까요?
여름의 미래인 대학생 시기가 그저 평탄하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단편영화 〈너의 안부를 물을게〉를 소개해 드립니다. 인디그라운드 온라인 상영관에서 7월 16일부터 30일까지 무료로 만날 수 있는 이 영화는 학내 퀴어 혐오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평소 연대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고민했던 분들에게, 그저 안부를 묻는 일도 조심스러워 고민했던 분들에게는 이 단편영화가 선물처럼 다가올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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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는 유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찍고자 한다. 그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술집에서 둘은 시간을 보낸다. 시간이 지난 뒤, 유성은 방에서 꺼내달라는 이야기를 꺼내며 연수에 부탁하지만, 연수의 반응은 냉담하다. 학교에서는 교내 퀴어퍼레이드를 추진 중이지만, 소수의 동아리 내에서도 지지의 뜻을 모으기 쉽지 않다. 〈너의 안부를 물을게〉는 투쟁의 영화다. 모든 투쟁의 이유는 ‘생존’이라는 것을 정확히 직시하며, 사람들의 연대와 혐오를 비춘다. 혐오는 교묘하다. 익명 커뮤니티에 숨어 퀴어퍼레이드의 관련자들에 대한 정보를 올리고, 조롱한다.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그들의 혐오 탓에, 축제의 현장에는 불안이 도사린다. 반면, 연대는 아주 솔직하다. 있는 그대로 혐오를 마주하고 행동한다.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명확히 이유를 밝힌다. 그렇게, 연대는 그저 솔직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안부가 궁금하다는 걸 부인하지 않는 솔직함에서. 인디즈 정다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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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안부를 물을게〉
감독 서한울
출연 심민기, 전혜연, 이화원
30분|극영화|2024
대학생 연수는 유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었다. 학교에서는 대학 최초로 교내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려 한다.
📍 〈너의 안부를 물을게〉는 인디그라운드 온라인 상영관에서 7월 16일(목)부터 7월 30일(목)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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